일본 NTT가 올해 설비투자액을 2002회계연도보다 10% 줄어든 9000억엔으로 책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85년 NTT가 민영화된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이 액수는 NTT동일본 및 서일본, NTT커뮤니케이션, NTT지주회사 등 지난 99년 NTT그룹에서 분리 이전한 회사였던 기업들의 투자액을 합친 것이다.
NTT는 지난해 유선전화 시장 축소와 인터넷 전화의 성장에 맞춰 기존 통신망에 대한 신규 투자를 동결하고 IP전화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IP전화망은 기존 전화망에 비해 시설 비용이 저렴하다. 이에 따라 세계 통신 시장의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일본 통신 장비 업체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NTT동일본과 서일본은 각각 3800억엔과 39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중 광통신망 구축에 1000억엔과 1400억엔을 사용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엔 모두 광통신망 구축에 1300억엔을 지출했다. NTT동일본은 통신망 구축이 순조롭게 이뤄져 올해 투자액을 줄인 반면 NTT서일본은 전력사 계열 통신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로 설비 투자를 늘렸다. NTT서일본은 통신망 증설로 고객 서비스 시스템을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NTT는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400억∼500억엔을 유선전화망 유지·보수에 투자한다. 이를 위해 NEC, 히타치, 후지쯔, 오키 등의 주요 통신장비 업체들과 교환기 등의 장비 및 부품 조달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NTT의 설비투자는 96년 1조9900억엔까지 늘어났으나 2001년엔 9400억엔으로 떨어졌고 올 3월 끝나는 2002회계연도에도 당초 책정했던 1조엔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NTT의 설비투자는 3년 연속 1조엔을 밑돌게 됐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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