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동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edchung@ksda.or.kr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였다. 이번 사건은 기초적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말그대로 상식 밖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전불감증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성수대교 붕괴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으로 인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국가이미지 실추를 초래한 것을 비롯, 최근에는 공사중 전일 점검을 마친 크레인이 전복하여 공사현장에서 인부가 깔려죽은 사건과 금융회사직원이 셔터도 내리지 않고 혼자 현금자동지급기에 현금을 보충하던 중 현금을 도난당한 사건 등 안전불감증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건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좀더 원인이 밝혀져야 하겠지만 이번 사건도 이전의 유사사고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무사안일이 몰고 온 인재라는 생각이다. 지하철 화재 발생 후 기관사나 사령실은 당연히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다른 지하철을 통과시킨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별탈이 있겠는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사건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수칙에 대한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언젠가 컴퓨터파일에 에러가 발생하여 곤란을 겪은 이후로 중요한 파일은 항상 별도저장(back-up)해 두는 습관이 생겼다. 기존에 컴퓨터파일을 컴퓨터에만 저장해 놓던 관행에서 중요한 파일일 경우 컴퓨터파일의 에러에 대비하여 다른 곳에 가외적(加外的)으로 한번 더 저장해 두는 관행을 만든 것이다. 다행히 그 이후로 컴퓨터파일이 에러가 난 적은 거의 없었지만 언젠가 발생할지도 모를 컴퓨터 파일 에러와 그로 인해 겪게 될 곤란에 대비하기 위하여 항상 약간의 수고를 더하고 있다.
이렇듯 관행이라는 것은 고착된 것이 아니라 어떤 계기가 생길 때마다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단순한 컴퓨터파일 별도저장을 넘어서 인명피해나 대규모 물적 손실이 우려되는 부분에서는 사고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양한 검토와 관행을 만들고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전불감증을 초래하는 잘못된 관행에 대하여 타개할 만한 계기는 수도 없이 많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말로 항상 관행이라고만 생각해왔던 사항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돌아볼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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