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대구지하철 참사

 대구 지하철 전동차 화재참사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치욕스럽고 부끄럽기 한없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민 모두의 슬픔이라고 본다.

 이번 사고는 단지 한 개인의 방화로 수백여명이 사상을 당한 또 하나의 끔찍한 사고로 기록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총체적 부실과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싶다. 용의자에 대한 수사를 정밀하게 해봐야 하겠지만 개인의 방화사고라고 단정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엄청나고 끔찍스럽고 슬픈 일이기에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 인적·물적 사회체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 재정비가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또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로 거슬러 올라가 95년 가스폭발로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지하철이라 하여 유독 대구지하철만을 ‘사고철’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보며 이는 어느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오늘날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지역에 노출돼 있는 공통적 안전불감증과 안전사고에 대한 무방비, 무신경의 소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총체적 부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예견된 인재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수년 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지하철 독가스테러 이후 수도권 지하철의 경우 전동차 내 독가스 발생시 대처요령을 적은 홍보전단지를 부착했는데 지금은 색이 바래 글자도 안 보이고 시커멓게 때묻은 종이로 변해 방치돼 있는 데 이는 시민의 안전에 대한 당국의 무신경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항상 수많은 인명이 피해를 당하고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사후약방문격이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급작스런 땜질처방으로서는 근본적인 치유가 어렵다고 본다. 언제까지 후진국형 대형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손놓고 있는 당국만을 쳐다보며 국민은 항상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가.

 사고나 재난을 당할 때마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정신 못차리는 정치권도 한심하다. 서민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민의수렴은 온데간데 없고 개인적 영화와 자리다툼에만 여념이 없는 정치권도 이 기회에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 우리 모두는 이 같은 재난을 다시는 당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하고,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수습과 유가족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이뤄내야 한다.

 이에 당국과 지역 주민이 힘을 합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전국민적 유족돕기성금 모금을 실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동현 서울 관악구 봉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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