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시큐어인터넷’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시기입니다. 속도 위주로 발전돼 온 국내 인터넷 환경이 보안기술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다면 한 단계 높은 질적성장을 거둘 것입니다.”
데이콤 보안책임자인 박만수 상무(50)는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보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그동안 국내 ISP들의 마케팅 포인트는 단연 속도였다. 누가 더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 것이다.
그 결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터넷 대란을 겪었고 이를 계기로 데이콤은 시큐어인터넷의 개념을 가시화시키고 있다. 데이콤은 보안기능을 강화한 인터넷 서비스 상품을 준비하고 있고 이르면 다음달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인터넷 대란 과정에서 데이콤은 적은 피해를 입었다. 물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터넷 네트워크의 구조상 인터넷 마비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초동 대응과 복구는 상대적으로 기민했다.
“우리는 이미 지난 2000년 20여명의 보안전담요원을 주축으로 정보보호기술팀을 구성 운영해왔습니다. 보안정책의 핵심인 관제센터는 세계적인 보안 관련 인증인 BS7799를 받은 바 있습니다. 네트워크에 보안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터졌을 때 이를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의 제공은 사회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다. 제 아무리 탄탄한 네트워크라도 외부의 공격을 100% 막을 수는 없다. 문제는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사고에 신속히 대처해 인터넷 서비스의 중단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데이콤은 이를 위해 지난해 50억원 정도를 보안시스템 구축과 인력양성에 투자했으며 인터넷 대란을 계기로 관련 예산의 증액에 나서고 있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보안솔루션의 존재 유무다.
“현재 보안솔루션 도입을 위한 제품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후보자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안솔루션 강국이라고 하지만 아직 외국 제품에 비해 부족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가능한 한 국내 솔루션을 구매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보안업체들의 분발이 전제조건입니다.”
사실 박 상무는 지난 1월 1일 보안책임자로 발령을 받았지만 실제 출근한 것은 1월 24일이다. 전임지인 중국에서 마무리지을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출근하자 다음날 인터넷 대란을 겪은 것이다.
“인터넷 대란이 터저 몸은 피곤했지만 보안에 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새옹지마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통신업체들이 구조조정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탄탄한 보안은 고객의 신뢰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봅니다.”
파워콤 인수를 계기로 데이콤은 통신3강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 전략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인터넷서비스가 유지돼야 하고 이를 책임질 야전사령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을 그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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