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시장 왕자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휴렛패커드(HP)와 델컴퓨터 간에 또 한차례 가격 전쟁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C넷에 따르면 HP의 한 고위경영진은 “저가 PC 대명사인 델과 가격분야에서 정면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이미 꾸준히 가격인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PC시장 1위를 놓고 델과 가격면에서 정면 승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소비자에게 직접 주문을 받아 PC를 판매하고 있는 델컴퓨터는 재고를 쌓아 두지 않는 등 혁신적 물류망을 갖춘 덕분에 지난 수년간 경쟁사보다 저렴한 낮은 가격에 PC를 공급, 급기야 작년에 세계 PC시장 정상을 차지했다.
델은 저가를 무기로 한 이같은 공격적 마케팅 덕분에 HP가 컴팩을 인수하기 전까지 계속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제 컴팩컴퓨터를 흡수한 HP가 “합병으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며 델을 겨냥해 가격으로 승부하자며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HP의 미국 상업용 제품 부사장 존 톰슨은 “사실 컴팩을 흡수하기전 HP의 PC는 델보다 15% 정도 비쌌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가격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가격인하 폭과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톰슨은 “HP는 소비자용 PC인 ‘컴팩 프리지리오’의 경우 보상가격을 합쳐 3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이는 델의 최저가 소비자용 데스크톱PC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톰슨은 “컴팩과의 합병으로 저가에 부품 공급이 가능해져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가격인하를 도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HP는 작년 가을 ‘컴팩에보’ 노트북의 가격을 점차 인하했으며 이후 데스크톱 ‘에보’로까지 확대됐다.
HP의 이러한 가격 공세는 컴팩과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과 달리 델을 확실히 제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시장전문가들은 지적했다. HP는 작년 4분기 전세계적으로 델보다 12만대 많은 PC를 판매했지만 질적인면에서는 델이 훨씬 우수했다. 또 세계 최대 PC시장인 미국에서는 델보다도 뒤졌다. 즉, 시장조사기업 IDC 자료에 따르면 델은 작년 4분기 세계 PC시장에서 비록 판매량에서는 HP에 뒤졌지만 전년동기보다 24.2%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전년동기(13.2%)보다 2.5%포인트 상승한 15.7%로 뛰었다. 미국시장에서도 델은 판매량이 24%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도 29.2%로 상승했다.
반면 HP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6.1% 감소, 시장 점유율도 20.8%에 그쳤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1∼2년간 HP와 델이 세계 PC시장 선두 자리를 높고 물고 물리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컴팩과의 합병 안정화로 공급망을 효율화한 HP가 점차 가격인하 공세에 적극 나서는데다가 경기침체까지 맞물려 앞으로도 저가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델 대변인 마이크 마허는 “가격과 서비스 분야에서 타사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우리의 전략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저가 정책이 앞으로도 델의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시사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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