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원국 증가 등 확대일로에 있는 유럽연합(EU)이 소강국면을 지속 중인 대미·대일 수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EU 경제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IT경기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의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KOTRA 유럽지역본부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디지털 위성수신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 4억6000만유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를린을 포함한 브란덴부르크주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디지털 지상파 송신을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독일 전역에서 디지털방송이 실시될 예정임에 따라 한국산 수신기 수출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PC 역시 지난해 데스크톱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두 자릿수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노트북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3.3%의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지난해 데스크톱 판매는 전년 대비 0.9% 감소한 반면 노트북은 59% 급증했다.
이와는 달리 프랑스 가전업계의 경우 지난 96년 이래 총 16%의 성장을 기록한 5년간의 호황기를 마감하고 작년에는 0.7%의 소폭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소강국면을 면키 어렵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프랑스의 권위있는 소비자 전문잡지인 ‘크 슈와’가 삼성·LG·대우 등의 전자레인지와 진공청소기 제품들이 기능과 안전도 측면에서 무더기로 중하위권에 머문다는 평가를 내려 올해 우리 가전 수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지난달에는 프랑스 산업장관이 ‘자국 내 CDMA 도입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CDMA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는 한국산 이동통신 단말기의 본격적인 진출에도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남경두 건국대 교수(무역학)는 “EU는 말 그대로 ‘연합체’인 만큼 경제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며 “독일·프랑스 등 각 회원국의 국내 경기부침에 예의주시함과 동시에 EU 전체 경제의 큰 흐름을 읽는 눈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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