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증권시장과 수수료

◆정의동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edchung@ksda.or.kr

 증권시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돈을 누가 얼마만큼 부담하느냐는 나라마다 다르다. 어느 시장을 막론하고 시장에 참여하는 증권회사, 투자자, 상장기업이 분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증권시장은 기업에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지원하여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고, 투자자에게 여유자금을 운용토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과 투자자들의 증권시장 이용 수준을 보면 기업은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투자자는 거의 6분의 1 수준이다.

 자본주의의 꽃인 증권시장이 발달되지 못한 데에는 시장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재무제표, 증권사기범을 제대로 격리시키지 못하는 시스템에서는 증권시장을 매개로 한 기업과 투자자의 상생(win-win)을 기대할 수 없다.

 증권시장의 육성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매매체결·정보관리·불공정거래 심리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의 지속적인 구축·개선과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하고 국경 없는 무한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증권시장을 주식회사로 바꾸는 가장 큰 이유가 투자재원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협회가 나스닥시장을 주식회사로 전환시켜 조달한 돈(약 5억달러)을 세계화 전략 수행과 경쟁력 강화에 투자한 것이 좋은 예다.

 우리 증권시장도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증권시장 운영과 관련된 기관이 시장운용과 투자를 위해 징수하는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다. 수수료의 적정성이나 징수한 수입의 사용이 적정하였는지 등에 대해 감시와 비판, 건전한 대안의 제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증권시장 유관기관도 조달된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였는지,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는 효과적으로 마련하였는지 등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증권시장 유관기관은 증권시장 이용자로부터 받은 돈을 아끼고 시장 발전을 위한 투자는 과감히 하되 낭비가 없도록 하며 윤리의식과 전문성을 갖춰 더 이상 증권시장이 머니게임의 장소로 비유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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