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연료전지시장 잡아라"

 주요 대기업들이 차세대 전지로 떠오르는 연료전지 분야에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연구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LG·SK·현대 등 대기업들은 모바일기기·자동차 등을 비롯해 대형 발전소와 주택 발전용으로 향후 시장성이 부각되는 연료전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기업은 계열사 차원에서 관련 사업부문 신설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거나 연구개발팀을 연구센터로 확장하는 등 연료전지사업 진출을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LG화학은 2005년까지 상용화가 가능한 연료전지를 개발한다는 목표아래 매년 20억원의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국책과제로 휴대형 연료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연료전지의 핵심부분인 MEA(Membrane Electrode Assembly)의 성능 및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정용 및 모바일기기용 연료전지의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삼성SDI는 최근 모바일용의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별도의 사업부문 신설을 물밑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리튬계를 시작으로 2차전지부문을 미래 수종사업으로 선정, 육성중이다.

 리튬이온폴리머전지를 시작으로 전지사업에 참여한 SKC(대표 최동일)는 연료전지부문 사업성 검토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에 나서는 한편 올 하반기께 구체적인 연구개발 과제 및 향후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내에서는 (주)SK가 부설연구소를 통해 연료전지용 수소발생기인 계질기 개발을 추진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도요타·닛산·다임러크라이슬러·포드·푸조 등 세계 유명 완성차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연료전지 자동차용 초고압 수소저장탱크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는 이와 함께 기존 연료전지연구팀을 센터로 확장, 경기 용인시 마북리에 설립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가 차세대 전지로 부각되고 있지만 상용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분야가 미래 유망업종인 만큼 대기업들의 경쟁심리가 강해 점차 개발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는 수소 등의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돼 직류(AC) 전류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는 전지로, 충전이 필요한 기존 2차전지와는 달리 외부에서 연료와 공기의 공급을 통해 연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전지를 말한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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