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콘텐츠 산업육성

 우리경제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성장엔진의 하나인 디지털콘텐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청사진이 마련됐다. 산·학·연이 협력해 디지털콘텐츠의 제작·관리·유통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 온라인콘텐츠거래인증기관 지정 및 표준계약서 제정 등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세계 5대 디지털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부처별로 추진해오던 디지털콘텐츠산업정책을 하나로 묶어 향후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 기본계획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마디로 우리의 강점인 IT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이번 구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Mbps급 고속 회선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고품질 디지털콘텐츠 구현 시범사업을 벌이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앞으로 디지털콘텐츠에 무게중심을 둔 IT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집적단지 조성 및 펀드 활성화도 주목되는 사업이다. 컨설팅과 수출을 지원하는 전문 집적단지 조성을 통해 디지털콘텐츠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영세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공동으로 오는 2005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디지털영상콘텐츠 전문투자조합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연내 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지상파·유선방송사업자의 디지털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 디지털영상물 제작을 촉진할 수 있는 시범상영관을 마련하고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기술융합을 유도하며 이동통신사간, 이통사-무선포털간, CP간 상호접속 프로토콜 표준화를 통해 중복투자를 줄여 나가겠다는 계획에 거는 기대도 크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콘텐츠 분야의 지적재산권 침해 및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고 한다. 전자서명을 의무화하는 거래내용 인증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콘텐츠 거래인증기관 지정 및 디지털콘텐츠 소비자상담센터 개설을 통해 거래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활성화, 창업 및 성장 지원, 기술개발 및 표준화, 전문인력 양성, 해외진출 활성화 등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망라된 이번 구상이 제대로 마무리되면 우리의 목표인 2010년 세계 5대 디지털강국으로의 진입은 무난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계획이 적지 않고, 각 부처간 업무분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그동안 업무영역을 놓고 치열하게 다퉈왔던 부처들이 처음으로 합의점을 도출하는 등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난 쾌거였다는 의미마저 퇴색될 수도 있다.

 예산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디지털콘텐츠 관련 예산을 확보한 부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기본계획을 마련한 정보통신부에서는 기획예산처 등과 협의해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디지털콘텐츠가 우선적인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산확보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철저한 세부계획 수립과 당면문제 보완을 통해 디지털콘텐츠산업육성 기본계획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의 견인차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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