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0일 사태 오염된 PC 탓

 KT는 지난달 30일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장애사태가 장비의 결함이나 오작동이 아닌 과다한 트래픽 증가 때문이라고 5일 밝혔다. 하지만 KT는 트래픽 급증의 원인을 가입자의 PC 탓으로 돌려 책임회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 회사의 이상훈 전무(기간망본부장)는 이날 기가스위치의 결함이나 오작동 가능성에 대해 “다른 지역에도 동일하게 설치됐다”면서 “그러나 문제가 된 11개 지역에 오염된 PC가 많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트래픽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또 “PC가 오염되면 흔적이 남기 마련이나 이번엔 PC를 재부팅하면 문제가 사라지는 현상이 있었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오염 흔적이 있는 PC를 수거해 조사해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신자와 수신자의 IP도 조작하고 증식까지 하며 흔적을 남기지 않는 강력하고도 새로운 트로이 목마나 메모리 상주형 웜 계열에 대한 전례가 없는 데다 트래픽이 적은 새벽에 특정지역에서만 트래픽이 증가한 것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책임을 PC 사용자의 부주의로 전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KT 측은 “아직 이렇게 추정, 조사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의도적인 공격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장애의 원인은 KT가 관계 전문가들과 조사한 결과가 나와야 확실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KT가 일차적인 원인으로 추정하는 오염된 가입자단 PC를 현실적으로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이번 원인 규명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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