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섬유산업의 e비즈니스

◆안영기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aykie@kofoti.or.kr

국내외 제조업체들은 고용위기와 산업 공동화, 원가압박, 중국의 급부상등 세계 무역시장의 경쟁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탈출구는 산업정보화다. 산업정보화는 거래선 확충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구매 협상력 제고, 신규 구매선 발굴 등을 통해 원자재 구매단가를 낮춘다. 또 정보화 기반의 제조혁신을 통해 작업능률화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며 신속한 의사 결정 및 인간 친화적인 환경은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신경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에서 OECD 1위를 차지했다. 전국민의 절반이상인 54%가 손쉽게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결과다.

 인터넷 인구는 2600만명을 넘어선지 오래고 이메일 이용자율은 71.8%나 된다. 기업의 온라인 연결율은 60%, B2B네트워크의 경우 20개업종, 전자서명 이용자는 192만명이나 된다.그러나 아쉽게도 정보화 수준은 세계 19위다. 작년 11월 산자부도 우리나라 e비즈니스 수준이 100점 만점에 50.8점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인프라는 구축됐지만 기업, 소비자, 정부 등 각각의 경제주체들이 이를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조하는데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솔루션, 서비스의 미비와 같은 다양한 문제도 안고 있다.

 60년대 경제개발시대부터 수출을 선도해온 섬유산업의 경우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중심이 돼 지난 98년부터 QR(Quick Response)이라는 섬유정보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원사에서 유통까지 공급망 전과정에 표준 IT를 접목해 공급망관리(SCM)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4차년도에는 공통인프라 구축사업이 중점 추진됐다. 섬유업종간 협력위원회 운영, 교육·홍보사업과 공급망관리(SCM)는 물론 기업간 파트너 구축을 위한 협력모델 개발, 의류·직물부문의 e카탈로그, 가격 태그 표준화 등 기반기술 정비사업 등이 펼쳐졌다. 또 프로세스의 개선을 위해 기 개발된 e인프라를 활용해 의류·직물부문 업무·거래 프로세스 개선과 베스트 프랙티스 도출을 통해 인프라를 확산시키려고 했다.

 올 9월까지 예정된 5차년도에는 각 부문의 성과를 확보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전체를 연결하는 시너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에 대한 다층적,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4차년도까지 추진한 공통인프라 구축사업 내용의 활용과 검증이 추진된다.

 아울러 이미 개발된 공통인프라를 보급·확대해 나가고 오는 2005년 무역자유화에 대비해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 지원을 위한 글로벌 e마케팅과 e소싱(글로벌 납품시스템)을 활성화시켜 글로벌 유통체제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체제 변혁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선진국 대형 바이어들의 ‘유통 간소화(Lean-Retailing)’전략에 따라 세계 무역환경은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혁신적인 글로벌 납품시스템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후발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글로벌 e마케팅에 의한 유통체제 개선과 마케팅 능력 제고, 경영의 스피드 향상 및 협업 네트워크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함께 그 동안 추진해온 QR을 확대해 글로벌SCM 체제와 해외 공장 및 원자재 업체와의 글로벌 e소싱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성공을 위해 필요한 핵심요소는 섬유·패션 기업들의 투자와 참여도다. 타 산업보다 발빠르게 정보화를 추진했지만 섬유·의류업의 e비즈니스 수준은 38.7점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CEO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 부족한 때문이다. 단기적인 수익 집착에서 벗어나 투자에 대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경영자의 인식전환과 강력한 추진의지가 필수적이며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산업정보화는 고용위기 극복,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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