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활성화 워킹그룹`연구보고서](4)전자무역 활성화

　전통무역이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의 급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적인 제조기지로 부상한 중국의 시장잠식과 각국의 거센 통상압력 등으로 전통무역만으로는 더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따라서 무역 의존도가 70%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자무역(글로벌B2B거래)이 중국 등에 밀려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진 전통무역 분야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에서 운영해 온 글로벌B2B 워킹그룹은 그동안 결제부문에 국한돼 온 연구대상을 국내외 법제환경과 우리 현실에 맞춰 ‘전자식 신용장의 활용방안 연구’ ‘전자무역활성화를 위한 인증기관간 상호연동 과제’ ‘대체운송증권 활용방안 및 수입화물선취보증서(L/G)의 전자화 연구’ ‘e트레이드 활성화 방안’ 등 4개 우선과제에 대한 심층연구를 진행했다.

　◇전자식 신용장의 활용방안=우리나라는 강력한 정보화 정책으로 IT인프라 부문만큼은 선진국 수준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를 활용해 전자무역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표준화와 법제화가 선결돼야 한다. 전자화에 따른 기존 법제도의 정비의 예로 전자식 신용장(eUCP Credit)의 활용을 위한 eUCP의 제정발효를 예로 들 수 있다.　

　eUCP는 가장 보수적인 신용장 관습에서 전자적 수단의 수용을 시사함과 동시에 번잡한 절차와 고비용으로 사용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 신용장제도의 현실적응이라는 의의를 지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증기관간 상호연동 과제=경제 개방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인증부분에서도 국제관행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UN국제전자상거래위원회(UNCITRAL)가 전자상거래모델법 및 전자서명모델법 이후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전자계약에 관한 국제협약 제정을 논의 중인데 이는 국내 전자거래 관련법제에도 중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공인인증기관간 상호연동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런데 국제 대금결제에 사설 SWIFT를 사용하는 것처럼 인증분야에서도 아이덴트러스와 볼레로와 같은 사설인증서비스가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공인인증기관을 지정하고 있는 호주에서는 글로벌 사설인증기관과의 국내 상호연동을 위해 예외조항을 둔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대체운송증권 활용방안 및 수입화물선취보증서(L/G)의 전자화 연구=고속 컨테이너선의 출현과 권리증권인 선하증권(BL:Bill of Lading)의 상환증권성이 충돌하면서 화물은 도착했는데 BL이 도착하지 않아 화물을 제때에 찾을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 선진국의 선사들은 아예 증권과 화물을 상환할 필요가 없는 화물운송장(SWB:Sea Way Bill)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대서양 항로에서는 화물의 70∼90%가 SWB로 운송될 정도다.

　SWB는 보증도의 불편과 위험을 없애주고 해상사기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BL의 경우 3통의 정본(正本)이 동등한 자격으로 유통됨으로 인해 화물이 이중 삼중으로 매매되는 사기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SWB를 사용하면 이러한 범죄가 예방된다.

　◇e트레이드 활성화 방안=이제 전자무역은 인터넷 활성화와 벤처 육성정책에 힘입어 초기의 활성화 단계는 지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자무역의 산업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도적 뒷받침도 미흡하고 정부창구도 부처별로 나뉘어 있어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또한 전자무역을 통한 수출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뿐만 아니라 업계육성, 표준화, 인력양성, 시장개척 등 할 일이 많다. 아울러 전자무역 육성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주문정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