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한 대밖에 없는 가정에서는 채널선택권을 놓고 작은 다툼이 벌어지곤 한다. 물론 TV를 더 장만하는 것이 해결책이긴 하지만 비용도 만만찮을 뿐더러 TV는 생각보다 많은 자리를 차지하기에 무조건 늘리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컴퓨터와 TV수신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해결책 가운데 하나다.
모니터를 TV로 활용하게 해주는 기능을 갖춘 TV수신카드에는 여러 공중파 방송국의 신호가 섞여 있는 전파에서 원하는 채널의 대역을 잘라내는 튜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튜너는 방송국으로부터 안테나나 케이블로 받은 VHF(Very High Frequency)와 UHF(Ultra High Frequency) 등의 방송신호를 채널별로 분류해 TV에서 영상신호로 바꿔준다.
이 튜너를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게 컴퓨터용 확장카드로 만든 것이 TV수신카드다. TV수신카드에는 튜너와 함께 튜너에서 걸러진 신호를 그래픽카드에서 쓸 수 있게 처리하는 오버레이칩이 있다. 대부분의 TV수신카드는 예전에 Bt시리즈로 나오던 코넥선트(CONEXANT)사의 퓨전칩을 쓰는 것이 요즘 추세다.
TV수신카드에서 처리된 TV신호는 소리와 영상이 따로 보내지게 된다. 소리는 케이블을 통해 사운드카드로, 영상신호는 컴퓨터 슬롯을 통해 그래픽카드로 전송된다. 예전에는 TV카드와 그래픽카드를 별도의 케이블로 연결했지만 컴퓨터의 대역폭이 532Mbps로 충분해 컴퓨터로 직접 신호를 보내 깨끗한 화질의 TV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컴퓨터 푸시라고 하는데 화질은 깨끗한 반면 화면이 빠른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조금씩 끊기는 단점도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방송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같은 디지털방송이라도 SD(Standard Definition)와 HD(High Definition)로 분류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신호방식을 말하는 것이고 SD와 HD는 방송규격을 의미한다. 현재 위성을 통해 방송하는 서비스가 SD방송이며, 각 방송사에서 시험서비스하고 있는 것이 HD방송이다. HD방송은 오직 디지털로만 서비스하기 때문에 HD방송을 디지털방송이라고 생각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SD와 HD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화질과 음질로 HD는 DVD보다 높은 1920×1080의 해상도를 제공해 20인치 모니터에서 봐도 사진과 같은 화질을 제공한다. 또 5.1채널의 오디오를 제공해 HD로 영화를 보면 그야말로 영화관 수준의 화면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날로그방송이다. 아날로그방송이 출범한 것은 반세기나 되었고 흑백에서 컬러로,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그리고 음성다중과 문자방송 등의 부가기능을 추가하고 있지만 디지털방송과 비교할 만한 것은 못된다. 현재 정부에서 디지털 HD방송을 추구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아날로그방송은 흑백방송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우수한 것은 디지털신호가 바이너리(binary) 스타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바이너리라는 것은 두 개의 형태로 이루어진 물체나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신호전송 도중 변질될 가능성이 적다. 아날로그 신호는 변질될 경우 노이즈가 발생하지만 디지털 신호는 노이즈가 있어도 복원을 통해 깨끗한 신호를 제공하고, 복원이 불가능하면 그 신호는 쓸 수 없게 돼 깨끗한 화질과 음질을 보장한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자료라도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면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의 크기가 커져 그만큼 높은 대역폭을 필요로 한다. 그런 이유로 디지털방송은 대역폭이 넓은 UHF를 쓴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방식의 HDTV수신카드 대신 전통적인 아날로그방식의 TV수신카드를 골라 실험을 진행했다. 또한 외장형 USB방식 등도 선보이고 있지만 전통적인 컴퓨터카드의 내장형 방식 TV수신카드를 골랐다.
<결론: 화질 좋은 PCTV, 쓰기 편한 인사이드TV, 둘 다 만족하는 온에어Ⅱ>
TV수신카드라 하면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화질이다. 화질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PCTV와 온에어Ⅱ가 조금 나은 화면을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편의성은 온에어와 인사이드TV가 가장 편하다. 인사이드TV는 각 기능들을 알아보기 쉽고 온에어의 경우는 웬만한 기능은 모두 밖에 나와 있어 편하다. 부가기능은 단연 온에어Ⅱ가 제일 좋다. 다른 제품에는 없는 라디오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색상조정과 오디오 조정창이 별도로 열린다. 그래픽카드나 멀티미디어 장비를 만드는 다른 제조사와는 달리 TV카드 전문 제조사다운 저력이 느껴지는 셈이다. 시그마컴 제품은 상대적으로 싼값과 화려하지는 않지만 튼실한 기본기가 큰 장점이다.
물론 실험을 진행한 제품들 사이의 차이는 어찌보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모두들 기본기에 충실한 덕분이다. 앞으로 TV수신카드는 HDTV카드로 변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TV수신카드는 더이상 큰 발전보다는 약간의 성능개선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실험에 소개한 모든 제품들은 한결같이 뛰어난 성능을 갖춰 약간의 차이와 특징들이 있지만 어떤 제품들을 선택하더라도 큰 무리없을 것이다.
분석=PC가이더 박용원 ddoohino@hwlab.com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 공식화…정유경 ㈜신세계 회장 승진
-
2
산업부 “체코 반독점당국 원전계약 일시보류, 진정 절차일 뿐”
-
3
삼성전자, 'HBM4·2나노'에 승부수
-
4
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 '확산'…SPC 배스킨라빈스도 검토
-
5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영업익 3.9조원…전사 매출은 분기 최대치
-
6
얇게 더 얇게…내년 갤S25 vs 아이폰17 슬림폰 맞대결
-
7
SK하이닉스 'HBM 독립사업부' 만드나
-
8
2026년도 국가 R&D 예산안 연내 준비
-
9
한국공학대, 세계 최초 다이아몬드 트랜지스터 개발 성공
-
10
티맵 '어디갈까', 출시 한 달 사용자 500만 돌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