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지 부시 대통령 사이버 보안 보좌관 리처드 클라크 사의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사이버 보안 보좌관인 리처드 클라크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미국과 한국 등 전세계 인터넷 통신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켰던 해킹 사건을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겠다고 밝혔다.

 31일 AP통신에 따르면 클라크 보좌관은 30일 ‘FBI 국가 기간시설 보호센터’ 명의로 ‘인터넷 조기경보센터 운영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사이버 보안 보좌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이번에 전세계 인터넷을 불통시킨 사이버 공격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웜바이러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해, 최근 FBI 등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전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 시스템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 정반대로 해커들의 공격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도처에 적들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인터넷 공격은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소 클라크 보좌관을 잘 아는 동료들은 그가 30여년간 공직생활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결심한 배경에 대해 최근의 해킹을 막지 못한 책임감 못지 않게 전세계 인터넷의 취약성을 경고하기 위한 뜻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풀이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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