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할인점 길들이기가 시작됐나.
2일 삼성전자 및 대형할인점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은 할인점 대상의 제품 공급주체를 기존의 리빙프라자에서 국내영업사업부로 이관, 직접 관리에 들어갔다. 이어 TV 공급가 인상과 자사 소속 파견 판매사원 철수 등 강력한 조치의 공문을 할인점에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말 전속 대리점 육성전략을 가진 뒤 한달도 안돼 나온 조치다.
이마트, 삼성홈플러스 등 해당 대형할인점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올들어 프로젝션TV를 포함한 기존 HD급 TV 주요모델과 일부 백색가전의 공급가를 6% 가량씩 인상방침과 함께 매장별로 2∼3명씩 파견했던 삼성소속 판촉사원을 오는 8일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주요 할인점들은 이에 대해 “갈수록 통제가 어려워지는 할인점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이라며 “어떤 협의도, 대처할 준비 기간도 주지 않은 만큼 횡포로밖에는 볼 수 없는 일방적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할인점 관계자들은 “대형 가전메이커가 가전유통시장의 가격·제품 공급 질서를 잡겠다며 유통업계 다스리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며 할인점별로 실무자 논의를 거쳐 공동 대응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할인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양의 삼성전자 제품이 팔리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계속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며 조만간 협상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할인점 담당 관계자는 “조만간 신유통부문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할인점 업체들과의 협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할 뿐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가전유통업계 주변에서는 “삼성이 신유통 대표주자인 할인점에 대한 견제는 예상된 일이지만 그 속내를 보면 삼성전자 직영유통망의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및 영업 부진에 따른 위기감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며 삼성의 이번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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