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동북아 중심국가 구상 대전환

 인수위는 28일 20∼30년에 걸친 장기구상인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과제를 당초 물류, 금융 등 서비스산업 중심에서 IT개발 및 산업 중심으로 전환했다. 인수위 정태인 위원은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IT부문을 육성, 외국기업을 유치한 뒤 이를 기반으로 물류, 금융 등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 동북아경제중심국가로 거듭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IT중심 추진의미=당초 물류, 금융 등이 주로 거론된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과제에서 IT를 핵심 추진엔진으로 삼은 것은 방향전환이라기보다는 구체화 과정에서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둔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이 과제에 대해 논란이 된 점은 “국가의 20∼30년 장기비전을 제시한 점은 공감하나 구체적인 개념설정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당초 노무현 당선자의 공약사항이었던 동북아경제중심국가는 금융, 물류, 에너지, 정보통신네트워크를 아우른 ‘거대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산업이 발전해야 물류, 에너지 집중의 수요가 생기고 경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기업 반응=이날 아침 인수위 김대환 간사와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삼성, LG, SK 등 기업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협력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수위측은 삼성과 현대자동차·한진그룹(물류) 등과 관련, 구체적인 협력형태까지 거론해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시사했다. 간담회에서 삼성 구조본부의 이학수 사장은 “정부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인 만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다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의 푸둥 등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전장품R&D센터 설립의사를 비교적 확실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SK그룹도 울산과 구미의 R&D센터 기능을 일부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공 가능성=동북아경제중심국가의 핵심사항인 송도 IT R&D센터와 경제자유특구가 가까이는 대덕연구단지 등 국내 R&D기지와 멀리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의 푸둥 등 외국의 라이벌과 경쟁력의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덕연구단지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대덕의 경우 산업과 거대시장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에 도약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송도R&D센터는 수도권의 산업기반과 거대시장, 인천항 및 인천공항 등과 연계한 중국시장, 교육 및 문화시설 지원 등 대덕과 차별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외경쟁력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에 더해 국내 기업들이 비교우위를 갖는 선도환경을 만들어내면 충분히 유인이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세제혜택과 기술환경만으로는 큰 유인이 되기 어려운데다 거대 시장을 가진 중국이나 오래전부터 허브역할을 해온 홍콩 등의 경쟁력을 극복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북아의 맹주를 노리는 중국의 각 성에서 갖가지 세제혜택과 거대시장을 미끼로 다국적기업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이는 상황에서 ‘IT를 내세우면 허브가 될 것’이라는 인수위의 계산법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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