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터넷 대란으로 전자무역의 첨병인 e마켓플레이스 분야는 적지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접속 불능이 거래기회를 사실상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경매, 바이어 알선, 마케팅 대행 등의 업무를 함께 처리하고 있는 무역 e마켓들의 경우 사이트 접속 불능으로 해외 바이어들과의 업무에 큰 차질을 빚었다.
1000여개의 유료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EC플라자의 경우 홈페이지 기반의 수출마케팅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다. 회원사들의 거래알선 요청이 중지됐고 급한 해외 인콰이어리 등도 볼 수 없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일일 방문자수만 5만명(15만 페이지뷰)에 달한다. 만약 이같은 사태가 주중에 발생했다면 피해규모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무역 e마켓 EC21은 전체 회원 카탈로그 22만개가 전면 중단됐다. 이 회사 사이트가 확보하고 있는 5만5000여개의 업체 홈페이지 열람이 불가능했다. 주중 실이용업체가 15만사, 하루 150여개사가 신규 등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경우 그나마 주말에 발생한 것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거래문의를 위한 구매인콰이어리와 판매인콰이어리 등이 일일평균 1300∼1500건이나 되고 주말 거래성사도 적지않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수천만달러에서 수억달러의 거래기회가 상실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주말에도 거래를 중개하는 글로벌 e마켓의 피해도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산물 e마켓 피쉬라운드는 25일 오후부터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해져 그 시간 동안 경매에 참여하고자 했던 일부 참여업체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26일 밝혔다. 피쉬라운드 측은 온라인 문제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비한 보험을 별도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 피해가 있을 경우 회사측에서 배상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26일 오후부터 자체시스템을 점검하고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타 업종별 e마켓은 사이트내 거래비율이 적어 피해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의 e마켓들이 정보의 프로바이딩 정도의 온라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단지 일부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e마켓의 경우 역경매나 마감을 정해놓은 거래에서 피해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 연결돼있는 국내외 네트워크망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시적인 생산계획, 해외에서의 국내 재고정보 등의 열람이 중지됐다.
한편 이번 대란에서 무역·통관·물류 관련 유관기관의 피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오후 현재 10만 무역업체들의 수출입 업무에 별다른 이상은 보고되지 않았다. 사고 발생이 토요일 오후 2시여서 관세청의 수출입 신고업무처리가 이미 끝났기 때문이었다. 현재 관세청의 통관시스템은 지난 94년 이후 100% 자동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역·외환(무역) 분야도 은행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 또 물류(선사·포워더)에서도 MFCS(적하목록취합시스템)가 KTNET에 의해 정상적으로 작동돼 관세청에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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