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연말에 선보인 차세대 멀티미디어 PC인 미디어센터(모델명 MT20)가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국내 PC시장에 고가 제품도 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PC마케팅 정상근 상무는 “미디어센터가 웬만한 노트북PC보다 비싼 200만원을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월 3000대가 판매됐다”며 “비록 삼성전자 전체 데스크톱PC 판매량 가운데 미디어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머물고 있지만 의미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센터는 PC상에서 TV수신, DVD재생기능, TV녹화(PVR), 음악 및 사진감상, 영상편집 등을 리모컨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멀티미디어 PC로 전세계에서 이 제품을 출시한 PC업체는 삼성전자와 HP 등 2개사에 그치고 있다. 일반 PC에 비해 HDD 용량이 두 배 정도인 80Gb 이상의 HDD를 장착하고 TV수신카드, MPEG2 인코더 등을 내장, 가격이 일반 PC의 두 배를 호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 판매를 위해 자사 PC대리점에 별도로 TV안테나를 설치하고 일반 모니터가 아닌 대형 TV와 연결하는 등 차별화된 전시 방법을 동원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 구매자들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고소득층과 새로운 제품을 선호하는 신기술 초기 수용자(얼리어댑터)가 각각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상무는 “HP의 경우 전체 데스크톱PC 판매량 가운데 2%만이 미디어센터가 차지하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이보다 비중이 높아 신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크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며 “지난 2년동안 타 PC업체들이 펼쳐온 가격인하 방식으로는 시장확대가 어렵다고 보고 삼성전자는 올한해 통신·가전·부품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컨셉트 제품을 출시,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컴퓨터사업부뿐만 아니라 사업부가 속한 디지털미디어부문 전체와의 연계를 바탕으로 홈시어터PC, 홈네트워크PC 등 다양한 개념의 신제품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와이드 LCD·ODD·메모리 등 사내 조달 가능부품의 기술력 우위를 활용해 신기술·신부품의 조기 적용을 통한 중가 이상의 노트북PC 부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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