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PC 매출 `비상`

소비심리 위축에 방학특수마저 사라져

국내외 경기불안과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하듯 연초부터 가전시장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또 사업자 영업정지와 3월 보조금 부활에 따른 실수요 감소로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휴대폰에 이어 연중 최대 성수기인 방학시즌 특수가 실종된 PC업계까지 사정이 비슷, 국내 IT경기를 이끌어가는 가전 및 정보기기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의 경우 1월 예상매출치가 지난해 말 수립했던 목표를 20∼30% 밑도는 부진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가전업체는 올 경영계획 수립 당시 국내외 경제환경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판단 아래 보수적 매출목표를 수립해 놓았는데도 정작 실물경기는 더욱 후퇴할 조짐을 보여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사의 경우 올해 전체 컬러TV 판매를 125만대 가량으로 잡고 1분기 약 30만대, 1월 10만대 가량의 판매를 예상했지만 실제 판매는 약 8만대에 그치는 부진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B사 역시 연초부터 냉장고 판매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난해 수준에도 못미치는 역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 회사 관계자는 김치냉장고의 경우 작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70%를 기록하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으며 일반 냉장고도 약 15%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치냉장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수기 시즌은 끝났지만 예년의 경우 1월에도 김치냉장고 판매가 어느 정도를 유지했는데 올해는 급격한 속도로 수요가 줄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부진양상에 대해 “세계적 경기불안 요인과 함께 내수시장의 주식·부동산경기 침체, 신용카드사용 남발에 대한 경각심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 같다”며 이같은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정보기기 제품인 PC시장의 침체도 지속되고 있다. 현주컴퓨터·주연테크컴퓨터 등 중견 PC업체들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전달에 비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 가까이 줄어들었으며 이달 들어서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홈PC 수요를 견인해온 홈쇼핑업체들의 매출 기준이 수수료 기준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달부터 PC 가격인상 효과가 발생, 홈쇼핑 매출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월부터 3월까지는 전체 PC판매량의 절반이 판매되는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2월 매출이 11월보다 줄어드는 등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구별이 없어지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에는 신학기 특판도 기대치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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