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주소서비스시장 달아오른다

 지난주부터 ‘한글.com’과 ‘한글.net’ 서비스가 시작되고 상반기중 ‘한글.kr’ 서비스가 예정돼 있어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 시장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키워드 형태의 한글인터넷주소연결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시장을 개척해온 넷피아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게 됐다.

 미국 베리사인의 ‘한글.com’과 ‘한글.net’,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의 ‘한글.kr’ 등 자국어도메인네임(IDN) 서비스는 한글이름 입력 후 kr와 com 입력을 위해 영문키로 변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플러그인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업명이 전문 사이버스쿼터(도메인을 선점한 후 기업에 되파는 사람들)에게 악용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용편의성과 상관없이 대거 등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베리사인의 ‘한글.com’ 등록은 약 25만∼30만건에 달하고 있으며 ‘한글.kr’ 등록예상건수까지 감안하면 한글 도메인 등록은 연내 50만건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글로 인터넷주소를 연결해주는 넷피아 서비스는 한글명 입력 후 영문전환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등 편의성 면에서 앞서 있다. 그러나 일단 별도의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서비스가 가능하고 등록비도 한글.kr와 한글.com의 예상가격인 1만∼2만원대에 비해 3배나 비싼 6만원이어서 가격경쟁력 면에서 밀린다.

 현재 넷피아의 한글키워드 유료 등록건수는 자체 유보어 20만건을 제외하면 9만건이며, 인기유보어 경매 등을 통해 유료등록건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폭발적인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 시장을 홀로 개척해온 넷피아가 국가도메인 관리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와 국제도메인 시장의 공룡기업 베리사인의 공세에 맞서 시장을 지킬 수 있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넷피아측은 IDN이 확산되면 오히려 한글주소에 대한 홍보효과가 높아져 넷피아 서비스의 편의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도메인은 기억하기 쉽고 사용하기 편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기 때문에 가격인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넷피아 차혁준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본부장(상무)은 “한글.com은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며 “기업들은 한국인을 위한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외국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게 옳은지 한번 곱씹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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