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의 남은 통과시간을 알려주는 잔여시간 표시기 시장에서 기존 막대형 그래픽(왼쪽) 외에 숫자(오른쪽)로 알려주는 신종 표시기의 표준채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잔여시간 표시기는 횡단보도의 보행신호등 옆에서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교통안전설비로 지난 3년간 2400여곳의 건널목에 설치돼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사고위험을 크게 줄여왔다. 그러나 잔여시간 표시기의 기술표준과 관련한 업계 갈등으로 한동안 설비보급이 중단되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지난 2000년 제정된 경찰청 표준규격에 따르면 잔여시간 표시기는 남은 보행시간을 수직형 그래픽 신호로 표시하도록 규정해 관련특허를 갖지 못한 나머지 신호등업체들의 잇단 항의가 계속돼 왔다. 실제로 티티엘컴·EES·디아이디·인픽스테크놀로지 등 남은 보행시간을 초단위로 카운트하는 숫자식 표시기 제조업체들은 국회나 교통관련 단체를 통해 표준규격에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결국 경찰청은 특혜시비를 빚어온 잔여시간 표시기 표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그래픽 신호가 아닌 숫자식 잔여시간 표시기를 서울시내 대형 건널목에서 시험운영하도록 허가했다.
경찰청은 숫자식 잔여시간 표시기에 대한 시민반응을 2∼3개월간 조사한 뒤 상반기중에 잔여시간 표시기 표준규격에 숫자식 제품도 포함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숫자식 잔여시간 표시기는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앞 건널목과 특허청·테헤란로·송파구·인천공항 구내 등 12곳에 설치공사가 진행중이다. 관련업체들은 숫자식 잔여시간 표시기가 녹색등이 점멸할 때 남은 보행시간을 정확히 나타내 사고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면서 정부의 표준채택을 낙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존 막대형 그래픽 제품을 생산해온 포렉스·포올정보통신 등에선 숫자식 표시기의 추가채택에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포렉스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숫자형 설비에 대한 시험평가를 기다려봐야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시민들이 이미 수직형 그래픽 타입의 잔여시간 표시기에 친숙해진 상황에서 전혀 다른 형태의 표시기를 설치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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