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비전 2003:반도체·산전업계]CEO

 ■주목받는 남성 CEO

‘2003년은 나의 해다.’

 종합부품업체 삼성전기의 강호문 사장은 연내 휴대폰용 기판과 AV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AV용 광픽업 등 특정 제품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위업을 달성할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맞는 삼성전기가 명실상부한 초일류 부품업체로 거듭나는 중심에 바로 강 사장이 서 있기 때문이다.

 부품업계에서는 강 사장처럼 200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크고 작은 기업의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이 뛰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한국디엔에스의 임종현 사장은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 사상 최대의 매출이라 할 수 있는 2000억원 달성에 도전한다. 보수적으로 설정한 올해 매출목표는 1190억원이지만 이미 확보한 상반기 수주실적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초과했고 하반기에도 유사한 규모의 수주가 낙관돼 2단계 목표 1600억원과 최대 목표 2000억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한국디엔에스는 올해 20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는 몇 안되는 반도체장비 기업군에 속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비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엘리아테크의 박원석 사장이 웅대한 꿈을 안고 있다. 박 사장은 전자부품연구원을 나와 유기EL 기술개발 전문 벤처기업을 설립, 현재 모바일기기용 풀컬러 수동형(PM) 유기EL패널기술과 드라이버IC기술력면에서 세계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몇년간 이렇다 할 매출없이 개발에만 전념해온 박 사장은 올해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이른바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최근에는 중국에 대규모 유기EL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기EL용 박막패키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의 의도대로 유기EL시장이 터진다면 2003년을 그의 해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모바일기기용 아연공기전지(Zinc-Air)를 상용화한 셀텍의 한장규 사장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CEO다. 한 사장이 개발한 연료전지는 이 분야 선도그룹에 속해 있는 일본의 소니와 NEC, 미국의 모토로라 등도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DMFC 방식의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을 뿐 상용화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세계가 놀라고 있다. 그는 현재 연내에 파일럿 생산에 착수해 세계시장을 선점한다는 꿈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ATTR&D의 김만식 사장은 전기차 분야에서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김 사장은 이미 전북 익산공단에 월 400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구축, 도로주행용 전기차량인 ‘인비타’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자동차와 전기, 전자산업이 고루 발달한 한국에서 전기자동차 양산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김 사장은 110㎞ 고속주행용 ‘퍼레이드’와 소형 전동트럭 등 다양한 전기차량의 구조설계·변속기어·모터까지 모두 국산화하는 데 성공,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는 외국의 유명 자동차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전기차 회사들의 기술 수준과 차이가 없다. 이같은 실력을 인정받은 김만식 사장은 미국의 투자회사인 머레이캐피털과 오리건주에 전기차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주목받는 여성 CEO

 ‘여성 CEO가 뛴다.’

 양띠해를 맞아 거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부품·산전분야에도 우먼파워가 거세다.

 올해 여성 기업인들이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기업환경, 평등한 세상이다. 연초부터 이들 여성 기업인은 몸도 마음도 바쁘지만 경기회복의 기대에 밤낮없이 산업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이지디지탈 이영남 사장과 ECS코리아 최정애 사장, 아이디테크 강필경 사장, 삼경정보통신 김혜정 사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여성벤처협회장이기도 한 이영남 사장은 임기가 다음달로 끝남에 따라 당분간 회사경영에 집중할 계획. 따라서 이지디지털을 국산 계측기업계의 대표업체이자 세계적 전문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이 사장의 올해 가장 큰 소망이다.

 예민한 정권교체기에 여성벤처협회장이란 중책에 선뜻 후임자로 나설 인물이 없는 것이 고민이지만 우선 기업가로서 승부하겠다는 그의 소신은 변함이 없다. 올해 자체 개발한 고성능 디지털스코프와 LCD검사장비, 반도체검사장비를 내세워 40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ECS코리아의 최정애 사장은 올해 자체 개발한 2차원 액정 바코드기술로 IT시장을 뒤흔들 계획이다. 기존 바코드의 10배가 넘는 정보량을 지닌 2차원 바코드는 휴대폰 액정에 띄울 경우 신용카드·지로업무 처리까지 대체할 수 있다.

 최 사장은 국내 은행권의 지로용지수납을 휴대폰 액정의 2차원 바코드로 바꿔 금융자동화시장을 뒤엎고 내친김에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카드시장까지 개척한다는 야심이다. 그는 “2차원 바코드는 휴대폰 하나로 은행업무에서 택시비·자판기 동전까지 처리하는 세상을 만듭니다. 정말 멋지죠”라고 말한다.

 아이디테크의 강필경 사장은 새해 RF와 생체인식기술을 접목한 출입통제시스템분야에서 선두업체로 올라선다는 야무진 꿈을 펼친다. 강 사장은 9·11 이후에 보안의식이 높아져 출입통제시스템의 수출전망이 밝으며 올해 180억원 매출달성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삼경정보통신의 김혜정 사장은 올해부터 독일·영국 등 유럽국가에 대한 우편무인창구시스템수출이 본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10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삼경정보통신은 우체국에서 금융·보험업무까지 처리하는 추세에 맞춰 무인소포수납기에 ATM 기능까지 부여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사장은 우편자동화에서 금융자동화로 사업범위가 확대되면서 올해 기업성장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승강기 전문업체 지암메디테크의 전소연 사장은 서울시가 지하철역사마다 장애인용 리프트를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올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병원운영을 하다가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승강기 리프트사업에 직접 뛰어든 전 사장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를 위한 리프트설비 구축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밖에 수정진동자를 제조하는 마이프리콘시의 이순례 사장, 베어링전문업체 연합시스템의 정선문 사장, 연료전지 전문업체인 퓨얼셀파워의 신미남 사장 등 남성의 전유물처럼 간주된 부품·산전분야에서도 여성의 참여가 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주목받는 양띠 CEO

세계적으로 갑부는 용띠가 가장 많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지는 지난해 미국의 갑부 400명을 조사한 결과 용띠가 10.8%인 43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43년·55년·67년에 태어난 양띠는 7.8%로 전체순위 7위. 12간지 중 7위를 기록했으니 양띠와 부는 깊은 인연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IT분야에만 한정한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올지도 모른다. 세계적인 IT업체 CEO 중에는 유독 양띠가 많기 때문이다. 해마다 같은 조사에서 세계 제일의 갑부 자리를 놓치지 않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55년생 양띠다. 또 애플컴퓨터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55년생 양띠며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 에릭슨의 헬스트롬 사장도 43년생 양띠다. 이미 고인이 됐지만 금성사 고 구인회 회장(07년생)이나 신도리코 고 우상기 창업주(19년생)도 모두 양띠다.

 ‘양띠는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양띠와 재물은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날마다 새로운 기술로 시대를 선도해야 하는 IT업계에 있어 이같은 속담은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부품·산전업계에도 적지 않은 양띠생들이 있다. 이들은 올해가 양띠해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SKC 최동일 사장(43년생)은 “양띠해인 만큼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정보통신소재 사업을 반드시 궤도에 올려놓겠다”며 “필름·미디어 전문업체에서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용 가공필름 등의 정보통신소재·이동통신용 단말기 사업 등을 안정화시켜 다음 세대로의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텔코리아 김명찬 사장(55년생)은 계미년 양의 해를 맞이하기라도 하듯 올초부터 정신없이 바쁘다. 인텔이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기반기술 ‘센트리노’를 발표하면서 모바일 컴퓨팅 기술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기 때문.

 인텔은 유비쿼터스로 대표되는 다음 세대에 ‘센트리노’를 ‘인텔인사이드’와 같은 대표적 브랜드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인텔의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전략을 원단에 발표한 김명찬 사장은 양띠가 상서로운 기운으로 다가온다.

 TI코리아 손영석 사장(55년생)은 올해 양띠해와 동시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입사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83년 7월 TI 반도체 영업부장과 제품기획 실장을 역임하면서 TI와 처음 인연을 맺기 시작해 올해 20년을 맞은 것. TI는 손영석 사장에게 평생 사원에 준하는 대우를 해줄 방침이다.

 손 사장은 올해는 2년 넘게 계속된 불황이 끝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이 15% 이상 성장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올해말 반도체 경기가 만약 예측과 같다면 계미년이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다.

 성호전자 박현남 회장(43년생)도 양띠해를 특별한 의지로 맞았다. 올해 코스닥 등록 2년째를 맞아 회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것. 콘덴서 업계 1위로 부상하기 위해 올해는 지난 2년간 다져놓은 6시그마운동, ERP 도입과 중국시장 공략 등이 구체적으로 성과를 보여야 한다. 박현남 회장은 이를 계기로 2003년을 2차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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