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비전 2003:서비스업체]e지불결제

 전문가들은 미래사업의 특징적인 양상으로 이른바 융복합(컨버전스) 모델을 꼽는다.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전통적인 영역구분은 의미를 상실하고 융복합된 비즈니스가 산업 전반에 확산된다는 것이다. IT의 발전 덕택이다. 소위 지불결제서비스 영역으로 통칭되는 전자지불시장은 현재 사업화에 성공한 분야 가운데 대표적인 융복합사업이다. 이미 수십 종의 전자지불서비스가 선보였지만 대종을 이루는 분야는 휴대폰 결제와 지불결제대행(PG) 서비스다. 모두 유무선 인터넷의 각종 물품과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영역이다. 휴대폰 결제서비스는 지금 인터넷 유료사이트 결제방식 가운데 70%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거래금액 2500억원 안팎에서 올해는 최대 48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인터넷시장에 유료화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올해도 유료사이트 수가 급팽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확대의 촉매제 역할을 해온 인터넷 PG시장 역시 대중화·보편화 단계를 넘어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양대 업종의 경우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경쟁 탓에 대다수 업체가 박한 수수료 마진 구조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소비자보호와 사업자 자격요건을 골자로 한 전자금융거래법이 발효될 예정이어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제도적 규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는 지속적인 서비스 향상과 신규사업 발굴,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간다는 구상이다.

 

 *다날

 다날(대표 박성찬 http://www.danal.co.kr)은 국내에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처음 소개한 원조기업이다. 지금은 휴대폰 결제를 비롯한 ARS 결제·KT폰빌서비스 등의 m커머스사업부문, 벨소리·캐릭터·노래방·게임 등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다루는 m콘텐츠사업부문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네이트 에어’를 통해 ‘플러스연예TV’라는 방송·연예 전문채널을 선보이는 등 모바일방송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다날은 지난해 국내 휴대폰 결제시장에서 자사 거래실적 1000억여원을 달성, 확고한 시장 지위를 고수하고 있다. 한때 인포허브·모빌리언스 등 경쟁사와 특허분쟁을 겪으면서 아픔도 적지 않았다. 또한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경쟁 탓에 출혈적인 수수료 마진구조도 박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계획한 코스닥 입성에 제동이 걸린 것도 예기치 못한 이런 이유 탓이다.

 다날은 그러나 콘텐츠제공업체(CP)와의 제휴 및 사용자 만족도 향상에 사업의 역점을 둔 결과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휴대폰 결제거래금액 2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의 2배 가까운 시장성장률을 그대로 점유율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네오위즈·넥슨·네오플 등 주요 CP에 회사의 영업력을 집중하고, 행정자치부 고시접수 대금이나 티켓예매 등 신규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해외 시장에도 진출시킨다는 구상이다. 현재 대만·인도네시아 현지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서비스 수출을 앞두고 있다.

 다날은 휴대폰 결제서비스의 안정성·신뢰성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최근 들어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불만사례가 느는 데다 이에 따른 정부 규제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날은 지난해 말부터 자사 고객센터에 컴퓨터통신통합(CTI)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외주를 통해 상담전문인력을 가동함으로써 고객만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모빌리언스

 모빌리언스(대표 황창엽 http://www.mobilians.co.kr)는 국내 휴대폰 결제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기업이다. 지난 2000년 3월 설립 후 불과 2년 만에 지난해 거래실적 1150억원, 결제 2900만건으로 다날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모빌리언스는 이동통신회사에서 상품기획·과금업무를 담당하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적자원이 최대 강점이다. 모빌리언스가 다소 늦은 시장진입에도 불구하고 선두에 올라선 비결이다. 이 회사가 최대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은 휴대폰 결제서비스의 신뢰성이다. 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은 물론 이통사·CP간 정산업무에 일찌감치 백오피스시스템을 도입해 정산의 투명성을 구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최대 게임사이트 가운데 하나인 NHN의 ‘한게임’에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독점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1200여개 CP가 이 회사의 결제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모빌리언스는 그동안의 성장세를 이어 올해는 총 2100억여원의 거래실적을 달성하기로 했다. 또한 결제사업을 핵심축으로 지난해 초 시작한 사업다각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신생 CP들을 발굴해 이동통신업체들과 연결해주는 ‘무선콘텐츠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지난해 5월에는 한국전자복권과 계약을 맺고 넷마블 등 대형 제휴사이트에 온라인복권 ASP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휴대폰 결제를 비롯한 유무선전화 결제 솔루션을 올해는 해외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지난 2001년 10월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설립한 뒤 차이나모바일 등 현지 업체와 제휴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현지 휴대폰 결제방식인 ‘단문메시징서비스(SMS)를 이용한 특허권’를 획득함으로써 올해 상반기 중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모빌리언스는 지난해 매출 191억원에 당기순이익 2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고, 임직원은 48명이다.

 

 *이니시스

 국내에서 지불결제대행서비스라는 사업모델을 처음 선보인 이니시스(대표 이금룡 http://www.inicis.com)가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니시스는 지난해 11월 전자지불서비스 전문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권도균 전 사장이 최근 이금룡 전 옥션 사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면서 이니시스는 다시 벤처신화를 일굴 태세다.

 이니시스는 지난 2001년 자사 지불서비스인 ‘이니페이’를 통해 거래규모 1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예스24·YBM시사·엔씨소프트·삼성전자·소니코리아·SK텔레콤·전자랜드 등 대형 사이트를 비롯해 현재 이니시스로부터 지불서비스를 받는 사이트만 7000여개에 달한다.

 이니페이는 강력한 보안성과 신용카드·계좌이체·휴대폰 결제·전자화폐·인터넷안전결제(ISP)·포인트결제·증권계좌연동 등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다 거래내역 관리와 거래취소·대금정산·전자세금계산서 등 제반 지원서비스를 아우르고 있다. 또한 거래 안정성을 위해 이중화 시스템을 구현했으며,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전문인력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이니시스는 올해 모든 지불서비스에 공개키기반구조(PKI) 방식의 인증서를 탑재한 이니페이 전자지갑을 야심작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니페이 전자지갑은 현재 상용서비스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이 권고하는 ‘금융기관전자금융업무감독규정’에 부합하는 유일한 솔루션이다. 이와 함께 신규 수익원 확대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모바일결제 분야와 B2B 전자지불서비스, 해외시장 진출이 주력 사업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의 네모, 휴대폰 결제 등을 확대하는 한편 B2B 분야에서도 무선단말기(PDA) 결제나 ARS 승인, 판매관리 ASP사업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은 PG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있는 미국·유럽시장을 위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에스넷

 케이에스넷(대표 김택중 http://www.ksnet.co.kr)은 지난해 PG시장에서 이니시스와 박빙의 선두를 다툴 만큼 성장했다. 올해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지난해 대비 60%의 성장률을 기록, 확고한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상반기 안에 현행 PG시스템을 재구축하고 고객서비스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시스템 재개발은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른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려는 준비작업이다. 케이에스넷은 종전의 금융 부가가치통신망(VAN)사업을 토대로 실시간계좌이체·가상계좌·ARS결제서비스 등을 확충, 연계할 계획이다. 또 공인인증서 기반의 결제서비스가 의무화됨에 따라 이를 수용한 새로운 신용카드 결제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법이 발효되면 소규모 전자지불서비스업체들이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갖춰야 해서 기존 시장구도에 대폭적인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케이에스넷은 소규모 전문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케이에스넷은 이동통신업체 및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전자지불사업을 다각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KTF와 사업제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요 스마트카드 전문업체들의 온라인 결제서비스도 대행하기로 했다.

 잠재적 경쟁사들과의 협력관계도 다변화함으로써 시장영향력 확대 및 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KT가 추진 중인 스마트카드사업에 VAN사로 적극적으로 참여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케이에스넷은 향후 스마트카드 기반 유무선 VAN사업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신규 수종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자사 카드단말기에 대해 국제표준규격인 ‘EMV’ 인증을 획득했으며, 곧 PG서비스와 연계하기로 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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