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면/새해 새 설계 10면=소박스

 국산 기업용 솔루션업계가 외국계 유명 정보기술(IT)기업들의 SMB(Small Medium Business) 시장공세에 맞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IBM, 한국HP, 한국오라클, SAP코리아 등 굴지의 IT기업들이 중견·중소기업용 솔루션 시장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자신들의 텃밭을 내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외국계 대형 IT기업들의 SMB 공략대상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중소기업용 솔루션 시장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SAP코리아는 올 상반기 중에 소기업을 겨냥한 SMB솔루션인 ‘마이SAP 비즈니스 원’을 출시키로 하는 등 중소기업용 솔루션 분야에서 누려온 국내기업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은 상호 기술교류와 영업·마케팅 제휴를 통한 연합군을 구축, 다국적 IT기업에 맞설 만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우선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인 코인텍을 중심으로 가온아이·비아이씨앤에스·제오스페이스·공영DBM 등 23개 국산 소프트웨어기업들이 제휴해 주목된다. ERP를 중심으로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그룹웨어, 지식관리시스템(KMS),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등을 포괄하는 기업포털(EP) 구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관련기업들은 이번 제휴를 통해 SMB 수요는 물론이고 다국적 IT기업들이 과점해온 대기업용 정보시스템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ERP기업인 KAT시스템과 지식관리(KM)업체인 소프트온탑도 ‘ERP 포털’을 비롯해 향후 EDMS·그룹웨어 등을 통합한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진행해온 영업에서 탈피해 중견기업과 대기업용 솔루션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KAT시스템은 건설자재 전문 경영정보솔루션업체인 프리엔터닷컴과 함께 건설업용 회계관리 ERP를 공급하고, 가온아이와 그룹웨어 분야에서 제휴하는 등 적극적인 후원군 모집에 나섰다.

 지식관리시스템(KMS) 전문기업인 날리지큐브는 EDMS분야의 선두기업인 다큐멘텀코리아와 함께 KMS와 EDMS를 결합한 ‘K멘템’을 개발하고 포스코연구소를 고객 사이트로 확보, SMB 및 대기업용 솔루션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밖에 컴포넌트기반개발(CBD) SW 전문기업인 화이트정보통신이 관련분야의 선두기업인 래쇼날소프트웨어와 사업제휴를 맺은데 이어 코인텍이 EP기업인 코어체인지와 협력하는 등 외국계 IT기업을 활용해 기술개발 및 영업·마케팅 능력을 배양하려는 타산지석의 사례도 등장해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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