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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 투자에서 1조엔(약 10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던 일본 NTT도코모가 유럽 이동통신 업계에 대규모 자본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 계획을 밝혀 관련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치가와 게이지 NTT도코모 회장은 최근 이 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앞으로 1∼2년 안에 유럽 4대 이동통신 회사 중 한 곳에 대규모 자본투자를 포함한 제휴를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NTT도코모가 지난해 매출 및 경상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에서 무려 1조엔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특별손실이 발생, 지난 98년 상장된 후 처음으로 약 10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당분간 해외 투자를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무색케 하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다치가와 회장은 이에 대해 “최근 해외 투자에서 (NTT도코모가)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이통 시장에서 최대 성공 모델로 꼽히는 i모드 서비스를 전세계에 널리 보급하겠다는 세계화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제휴 대상 업체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NTT도코모가 지분(2.2%)을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KPN모바일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최근 누적 적자 때문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영국의 오렌지,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이탈리아의 팀(TIM) 등 3개 업체들도 1차적인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TT도코모는 이들 4개 업체 중 한 곳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단숨에 유럽 이통 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는 동시에 현재 세계 이통 1위 업체인 영국 보다폰과 진검 승부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다치가와 회장은 이를 위한 제휴의 형태에 대해서도 다소 느슨한 공동 마케팅 제휴부터 기술협력, 자본투자, 경영권 획득 등 4가지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가입자 정체 상태를 맞고 있는 유럽 이통 업계는 이들 4개 업체 외에도 현재 국가별로 2, 3개 업체들이 난립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2년 안에 경쟁에서 탈락하는 이통 서비스 업체들이 속출, 유럽 이통 업체들간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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