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신화를 만드는 사람들]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기업분석팀장

사진;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국내외 IT관련 산업현장의 기상도를 발로 뛰며 확인하는 성실함으로 증권가에서 신망받는 애널리스트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애널리스트들의 하루일과는 빈틈이 없다. 학창시절 방학때 짜던 실현 가능성 없는 ‘생활계획표’를 연상케 한다.

 오전 7시 미국·유럽 등 전세계 시황을 확인하는 것으로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증시가 열리는 오후 3시까지 기업의 주가와 이슈를 체크하고, 많을 땐 하루 100회가 넘는 인터뷰에 응한다. 장 마감 후에는 기업탐방, 오후 7시께부터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한달에 평균 10∼15회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고 기업 및 산업 관련 데이터베이스 제작과 업데이트는 수시로 해줘야 한다.

 증권가에서 정보기술(IT)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담당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기업분석팀장(42)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IT분야 리서치 업무 경력만 벌써 8년째다.

 지난 89년 고려종합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에서 시작한 그의 직장생활은 고려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을 거쳐 2000년 7월에는 동양증권 리서치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바쁜 와중에도 99년에는 미국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숨돌릴 틈도 없는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낄 만도 하다. 그런데 민 팀장은 지금도 시작할 때처럼 신바람 속에 하루일과를 끝낸다.

 “매일 같은 기업의 주가를 관찰하고 보고서를 쓰기 때문에 쉽게 매너리즘에 빠질 것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주식시장은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습니다. 애널리스트는 나 자신만의 소신과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창의적인 직업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다. 개인·기관·외국인 등 주식투자자뿐만 아니라 은행 기업 여신, 해외 파이낸스 관계자까지 기업의 ‘돈줄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애널리스트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분석은 주식시장에서 해당 분야 기업들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민 팀장이 IT전문 애널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신속하고 정확하고 분석으로 IT기업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민 팀장은 잠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현장을 뛰어다닌다. 이를 통해 작년 6월 ‘용산전자시장에서’ ‘대만기업 방문 보고서’라는 현장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대만 반도체 업계 탐방 보고서는 동료들의 대만 탐방 러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DDR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작년 11월초 TSMC 등 10여개 대만 반도체 및 TFT LCD 업체들을 탐방한 후 발표한 두 편의 보고서에서 11월 후반 DDR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 적중했다.

 “시장의 전망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실제 눈으로 보고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는 민 팀장은 보고서를 낸 뒤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주 동안 무려 30회나 설명회를 열었다.

 이뿐만 아니다. 민 팀장은 지난해 5월에는 그동안 변방에 머물던 디스플레이산업을 시장에 부각시키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디스플레이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미 인정받는 애널리스트지만 올해 중국 탐방을 계획하는 등 민 팀장의 발걸음은 멈출 기색이 없다. ‘남보다 한걸음만 더 걷자’며 오늘도 그는 자신을 재촉하고 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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