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피아]설득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지음/21세기북스 펴냄

 

 나이들면서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일 중 하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다. 논리적인 인과관계에만 익숙해 있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특정한 자극에 대해 주변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이해하기가 지난하다.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심리학 책들도 들춰보지만 비전공자에게 속 시원한 해답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여기서 소개하는 ‘설득의 심리학’은 우선 매우 재미있다. 책에 소개된 사례들을 읽는 즐거움도 적지 않지만 책의 장점은 아주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설명과 실용적인 적용법칙들이다.

 저자는 소위 ‘봉’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경험을 동기로 해 오랫동안 설득심리학에 대해 연구해온 사람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의 승낙을 어떻게 얻는가, 어떤 기술이 효과적인까, 왜 어떤 요구사항은 거절당하고 똑같은 요구인데도 다른 식으로 부탁했을 때는 성공하는가에 대한 궁금증들을 명쾌히 설명한다. 많은 실험적인 연구와 실질적인 사회에서의 경험 등을 토대로 저자는 설득의 법칙을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등 6가지 법칙을 통해 이들의 사회적 기능과 설득에 대한 영향력의 본질을 분석한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원리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세일즈맨, 기금 조성자, 광고업자 등 설득전문가들에게 아주 좋은 무기를 제공해주기 때문인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끼는 점은 저자가 소개한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의 ‘문명이 진보한다는 것은 인간이 의식적인 노력없이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말처럼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행동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우리 일상사의 많은 부분이 실제 아주 규칙적이고 맹목적이며 기계적인 행동양식에 근거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현대인처럼 정보와 인간관계의 홍수 속에서 하루에도 수천, 수만번의 판단을 반복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자동화되고 고정관념화된 행동들이 꼭 필요하기도 하고 효과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또한 이런 현상들을 이해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타인의 의사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독자가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싶은 세일즈맨이건, 표를 많이 얻고 싶은 정치가이건, 또는 나처럼 평범한 시민이건 자기자신의 또는 타인의 행동양식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연세대 김영용 교수 y2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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