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신화를 만드는 사람들]이상철 미리넷 사장

 지난해 통신시장에 일대 변혁이 있었다.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솔루션인 VDSL이 국내 초고속인터넷산업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ADSL을 밀어내고 당당히 통신변혁의 주역으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용화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VDSL을 국내 초고속인터넷산업의 주역으로 성장시킨 숨은 공로자는 많다.

 그 중에서도 미리넷의 이상철 사장(50)은 단연 돋보인다. VDSL장비의 상용 제품개발에 성공한 것은 물론 불과 1년전 ADSL에 비해 2배 이상 비쌌던 VDSL장비의 가격을 ADSL장비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이 때문에 KT가 VDSL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그러나 VDSL사업에서의 성공은 꺾이지 않고 한곳에 매달린 피와 땀의 결정이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 사장은 지난 99년 홈PNA가 ISDN의 뒤를 이을 초고속인터넷솔루션이 될 것으로 판단, 당시 연간매출의 10%를 투자해 홈PNA 솔루션의 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ADSL에 밀려 분루를 삼켜야 했다.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그때부터 이 사장은 ADSL을 능가할 차세대 솔루션의 개발에 착수한다.

 제품 개발당시 날마다 인천공장으로 출근, 연구진과 함께 생산라인에 매달려 낮과 밤을 잊고 장비개발에 몰두했으나 2000년 처음으로 내놓은 VDSL장비는 KT의 1차 벤치마킹테스트(BMT)도 통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KT의 BMT이후 통신사업자들이 시장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VDSL서비스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또 한차례 좌절의 순간을 겪어야만 했다.

 마침내 지난해 4월 미리넷이 3년 가까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VDSL장비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중이던 KT의 BMT을 통과, 본격적인 제품공급이 이루어지면서 이 사장의 의지와 노력은 열매를 맺게 된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이제 이 사장은 후발업체들과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이 사장은 VDSL 이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VDSL망의 고도화에 필요한 대용량 스위치 장비의 개발을 거의 끝낸 상태다. 이 제품은 VDSL서비스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사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기대되고 있다.

 홈PNA의 사업실패를 통해 이 사장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분석력과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ADSL 붐이 막 시작될 당시 앞으로 VDSL이 ADSL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것이란 확신을 가졌던 이 사장과 같은 CEO들이 늘어날수록 ‘초고속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은 앞으로도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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