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컴퓨팅 업계의 화두 중 리눅스로 대변되는 오픈소스 진영의 세확산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공개SW포럼 발족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는 오픈소스 세력의 목소리가 표면화됐다면 올해는 이같은 사전 준비작업을 바탕으로 공개SW 확산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소스코드를 공유하자는 오픈소스 진영의 ‘목소리 높이기’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리눅스협의회가 공공기관 홈페이지의 MS 편중 현황을 조사 발표함에 따라 시민단체들이 오픈소스 사용확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리눅스의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가 지난해 12월 방한해 이같은 움직임은 최고조에 달했다.
오픈소스 진영을 대표하는 리눅스 업계에 있어 올해는 그동안 다져왔던 시장기반을 바탕으로 리눅스를 공공시장, 기업 등 전방위로 보급시키는 첫해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리눅스는 비용절감 및 성능안정성이라는 강점을 들어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으나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 비율은 극히 제한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리눅스협의회를 중심으로 리눅스 확산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마련은 물론 공공기관의 리눅스 사용이 가속화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리눅스협의회는 지난해 리눅스를 주축으로 한 공개SW 활성화를 위해 공개SW포럼을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는 포럼을 통해 공개SW를 적극 발굴하고 이를 DB화하는 등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토론 수준에 머물렀던 공개SW진흥법 입법을 적극 추진하고 공공기관의 공개SW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등 법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에 발벗고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리눅스 도입률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리눅스가 행망용SW로 선정된 데 이어 공공기관이 조달청을 통해 리눅스를 구매할 때 설치비를 포함시키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인 리눅스 확산의 전기를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국내 IT시장의 침체로 투자를 축소해온 리눅스 기업들이 국내 총판 선정에 나서는 등 사업을 재개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수세리눅스는 지난해 말 참미디어테크(대표 박원)를 국내 독점 공급업체로 선정, 다양한 기업용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시장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으며 지사철수 위기를 맞았던 레드햇도 최근 잇따라 제품별 총판을 선정하는 등 시장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은 중대형컴퓨팅사업자들의 리눅스 전략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까지 한국IBM만이 리눅스 지원을 적극적으로 표명했다면 올해부터는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후지쯔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특히 컴팩코리아를 합병한 한국HP는 인텔아키텍처(IA)서버 시장의 1인자임을 내세워 ‘멀티OS’ 전략 아래 장기적으로 자체 OS인 HP-UX와 윈도, 리눅스를 시장에 맞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한국썬도 올해부터 윈텔 진영의 공략이 예상되는 소형서버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리눅스 지원에 본격 나서 이미 선보인 ‘선리눅스5.0’ OS 외에도 조만간 리눅스와 전용 솔라리스(솔라리스 x86)를 지원하는 인텔 칩 기반의 서버 ‘LX50’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도 본사에 이어 리눅스 전담인력 확충 및 솔루션 확보에 나서는 등 이들 대형기업의 리눅스 사업강화도 올해 국내 리눅스 시장 활성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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