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장 상반기중 회복 어려울듯

 올해 D램시장은 20%대의 가파른 성장이 낙관되지만, 상반기중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전약후강’의 시황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D램 수요증가를 촉발할 만한 특별한 모티브가 없는데다 D램시장경기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주변여건이 악화돼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D램시장이 1∼2분기에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올해 IT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낙관되는 가운데에도 이같은 D램시장의 사이클을 바꿀 만한 특별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D램 수요 예측 지표로 사용되는 대만의 주기판 출하량은 지난 11월에 전월대비 10% 가량 감소한 데 이어 12월에도 15∼2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에는 조사기관별로 최소 8%에서 최고 17%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이는 중국의 신년연휴를 앞두고 주기판업체들이 출하량을 늘린데다 12월 시장위축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불과해 D램시장을 움직일 만한 동력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해들어 아시아 및 북미 현물시장의 가격변동 추이도 시장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8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더블데이터레이트(DDR) 256Mb(32M×8 266㎒) SD램의 평균거래가격이 전일보다 1.70% 하락한 5.76달러에 거래됐다. DDR 128Mb(16M×8 266㎒) SD램 역시 0.65% 내린 3.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DDR SD램과는 대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해오던 SD램도 256Mb 제품이 1.06%, 128Mb 제품이 0.41% 하락세로 돌아섰다. 북미 현물시장 역시 8일(현지시각) 범용 256Mb 및 128Mb SD램 제품이 각각 하루 사이에 2.84%와 3.57% 급락하는 등 비수기 진입에 따른 가격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이에 따라 올해 20% 가량의 D램시장 성장을 예고하면서도 시장수요 회복 부진과 비수기 가격하락 등의 이유를 들어 1분기에는 5%, 2분기에는 11%의 시장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또 인텔의 톰 킬로이 영업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8일 현지언론 인터뷰를 통해 “향후 6개월간 기업의 IT관련 지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어도 하반기에 들어서야 수요증가에 따른 반도체시장의 회복을 점칠 수 있다”고 상반기의 불황지속 가능성을 예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1분기에 가격폭등 등 파격적인 시장변화가 있었지만, 당시는 단기간 가격폭락에 따른 반등, DDR SD램으로 시장 전이, 하이닉스-마이크론 제휴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올해에는 오히려 이라크 전쟁 등 대형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시장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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