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해킹 프로그램 만든 노르웨이 10대 무죄 평결

　노르웨이법원이 미 영화협회(MPA) 등에 의해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내 복사보호장치를 제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노르웨이 10대 소년 존 조핸슨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영화나 음악, 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한 뒤 이를 복사하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통제력을 확대하려는 미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야심에 큰 타격을 가한 것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BBC에 따르면 노르웨이 법원은 조핸슨에 대한 모든 기소 내용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뒤 그가 미 영화업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법을 어기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99년 노르웨이 경찰은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거대 기업들이 조핸슨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DVD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 따라 그의 집을 급습했었다. 조핸슨은 당시 DVD로부터 복사보호장치인 콘텐트스크램블시스템(CSS)을 제거할 수 있는 DeCSS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조핸슨은 이와 관련, 값비싼 DVD플레이어보다 리눅스컴퓨터를 통해 구입한 DVD를 시청하기 위해 DeCSS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뒤 선택에 따라 합법적으로 구입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법원도 이번 판결에서 DeCSS를 사용, 합법적으로 획득한 DVD영화를 시청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핸슨이 거대한 MPA를 상대로 싸운 이 사건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 등을 다루는데 대한 통제력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야심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주목을 받아왔다.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A) 등 미국 법률들은 영화·음악산업협회 등이 해적행위를 돕는 사람들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야심은 이 사건을 포함해 두번의 법원 결정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미 법원은 전자책의 암호화장치를 풀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러시아 소프트웨어회사인 엘콤소프트사에 대해 지난해말 무죄판결을 내린 바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