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신뢰하는 사회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 songhj@wooam.com

 얼마전 오스트리아에 출장갈 일이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관광을 했다. 지하철을 타러 가보니 지하철 내부 어느 곳에도 역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할수없이 두리번거려 발견한 자동판매기에서 티켓을 발행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들어가는 개표장치도 그냥 통과할 수 있게 돼 있고 아무런 장치가 없었다. 난 잠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주말이라 사람도 많았는데 모두들 누가 보든, 안보든 상관없이 승차권을 구매해서 들어갔다. 그들의 질서의식이 참으로 높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아무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지하철 내부에서 개표 확인을 해 걸렸을 때는 많은 벌금을 낸다고 한다.

 목적지인 쉔브른궁전에 도착해서는 다시 한번 놀랐다. 가이드와 같이 온 여행객과 혼자 온 여행객을 분리해 따로따로 입장하게 했다. 혼자 온 여행객은 영어·일어·프랑스어·독일어 등(아마 한국 관광객은 아주 드문 것 같다)을 선택하면 녹음기(무전기같이 생겼음)가이드를 이용해 방마다 친절한 안내를 들을 수가 있었다. 많은 이를 위한 배려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출장을 다녀와서는 오스트리아의 지하철을 생각하며 회사에 있는 근태기기를 당장 없애버렸다. 내가 직원을 못믿다니, 확인하는 방법에서 믿고 신뢰하는 방법으로 전환을 한 것이다. 아울러 본인의 근태가 문제가 있을 때에는 자발적으로 자진신고제를 시행했다. 직원들은 잘 지켜주었고 근태도 휠씬 나아졌다. 사장이 직원들을 믿고 신뢰한다는 것을 느꼈나보다. 벤처기업(특히 개발자가 많은 회사)은 모두 근태관리가 가장 큰 고민인 것을…. 결국 난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얻은 셈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IT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서로 믿고 신뢰하는 사회로 성숙되지는 못한 것 같다. 진정한 선진국이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도 지난 월드컵때 보여주었던 시민의식을 생각하면 선진사회가 곧 될 수 있다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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