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타임워너 케이스 회장 거취 귀추

 이어지는 퇴진설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AOL타임워너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 신변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2년간 케이스 회장의 거취는 업계의 이슈였다. 그의 주변에는 늘 ‘언제 회사를 그만둘 것인가’는 질문이 떠돌았다. 40대의 나이에 AOL의 최고자리에 올랐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기업 수장이 됐지만 케이스 회장은 지난 2001년 타임워너와 합병 당시 잠깐의 스포트라이트를 제외하고는 줄곧 퇴진위협에 시달렸다. 합병 이후 AOL타임워너의 주가는 추락을 거듭, 말 그대로 땅바닥에 박혔다. 닷컴 거품이 사라지면서 회사의 비즈니스 전망은 불투명했고 더욱이 지난해에는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고의로 부풀렸다는 혐의로 법무부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케이스 회장이 늦어도 올해 초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실각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예상이 수정돼 올해도 케이스 체제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케이스 회장에게 어려운 시기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닷컴 공백에 대한 반작용으로 부상하던 오프라인 사업 우세설과 케이스 회장을 찍어누르던 사내 퇴진압력이 모두 잦아들었다. 또 닷컴들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객관적 상황이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케이스 회장의 행보는 거의 동물적이다. 지난해 그는 인터넷 부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광대역’ 부문에서 치고 나갔다. 3500만명에 달하는 전화방식 인터넷 가입자를 기반으로 광대역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다 계열사인 타임워너의 콘텐츠를 서비스할 경우 합병 당시 기대됐던 AOL과 타임워너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인스턴트메시징(IM) 시장에서는 호환성을 부여하라는 경쟁업체의 요구를 콧등으로 흘리면서 독자 서비스로 시장우위를 유지하고 있고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도 이른바 ‘땡처리’를 통해 e베이나 기타 소매상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찾아냈다.

 그의 수완이 가장 빛을 발한 부문은 인사 분야. 전자상거래통인 조너선 밀러를 AOL의 CEO로 앉혀 역량을 집중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케이스 회장이 콘텐츠 서비스와 상거래 기반이 단단해지면 ‘그토록 미움을 받아온 자신의 분신’ AOL이 천덕꾸러기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특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AOL은 물론 AOL타임워너도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는 케이스 회장의 목소리가 당분간 세계 미디어업계에 울릴 것은 분명하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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