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일부터 공급에 들어간 노어(NOR:코드저장)형 플래시메모리에 대한 공급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휴대폰 및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주요 고객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플래시메모리의 급격한 가격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제품별로 최저 20%에서 최대 40%의 인상률을 적용하기로 하고 지난달 중순부터 휴대폰 제조업체 등 국내 주요 고객을 상대로 가격협상에 나섰으나 이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휴대폰 및 PDA업계의 한관계자는 “당장 시장에서 품귀(shortage) 현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가격인상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따라오라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내세운 전근대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텔의 가격인상 방침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 대형 고객사는 올해 생산하는 신형 휴대폰의 플래시메모리 탑재량이 기존 64Mb에서 2∼3배씩 늘어나는 추세임을 내세워 오히려 비트당 공급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말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텔로부터 플래시메모리에 대한 공급가 인상 요청이 들어왔으나 기존에 비해 인상폭이 너무 큰데다 재고도 상당량 남아있어 이를 보류하고 재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텔의 경쟁업체인 샤프·AMD·히타치·도시바·미쓰시비 등이 가격인상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인텔의 운신을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샤프전자부품의 한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인상 지침을 통보받은 것도 없어 당분간은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AMD코리아의 한 관계자도 “이미 1분기 고정거래가 협상이 지난해 12월 초 끝난 상황이어서 2분기 협상이 들어가는 2월 말이나 3월 초께 인상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텔측은 대용량 영상전송이 가능한 3세대(G) 휴대폰 제조가 늘고 있고 기본 메모리 용량이 128∼256Mb로 증가하면서 대대적인 수요증가세가 예상되는데다 인텔 제품이 윈도CE닷넷 등 휴대기기용 운용체계(OS)와 최적의 호환성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격인상 요구를 단철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파란이 예상된다.
인텔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0.13㎛ 공정 도입 등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데 반해 시장경쟁으로 인해 가격은 너무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은 상황을 고객들에게 잘 설명하는 등 고통분담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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