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석문화관광부 차관(56)이 첫 시집을 발표했다.
계간 ‘오늘의 문학’을 통해 3년 전 시인으로 등단한 박 차관은 그동안 틈틈이 써놓은 33편의 시를 ‘무우전(無憂殿)’(들꽃刊)으로 묶어냈다. 시집에는 ‘온갖 시름을 잊게 하는 집’을 뜻하는 표제작을 비롯해 ‘산문에 서면’ ‘솔바람 속에서’ ‘선두숲 겨울밤’ ‘해우소’ 등 서정적이고 불교적 색채가 짙은 시편들이 실려 있다.
“한낮/무우전 공터/하얗게 날을 세운/빛들만의 열병(熱病)/만상은 그 자리에 멈추고/매(梅)꽃 그림자 마저/돌각담 밑으로 숨어버린/아! 숨이 탁 막히는/이 기막힌적묵(寂默)!/바람도 이 순간 숨이 끊겼다.”(‘무우전’ 전문) 무아의 경지에서 우주와 합일하는 시인의 정신세계를 빼어난 수사(修辭)로 드러낸 ‘무우전’은 박 차관의 시적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시인 이근배는 “일찍부터 그의 내면에서 들끓고 있는 시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공직생활에 눌려 있다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왔다”면서 “그의 시는 고려나 조선조의 선승들이 말을 버리고 버리다가 끝내 내놓은 게송(偈頌)의 경지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시인 황지우는 “텅 빈 산방/바람도 마을 나가/노매(老梅) 혼자/사방 밝히며/전설로 서 있다”(‘고매(古梅)의 회상’ 중)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도도한 선취(禪趣)를 풍기는 그의 시를 보면 그에게는 일찍부터 시가 거주하고 있었으며, 한 번 깃든 시심은 신들린 사람처럼 그를 붙들고 있다가 오늘에야 한 채의 단아한 ‘무우전’을 토해내는 듯하다”고 발문에 적었다.
박 차관은 1975년 행시 16회 출신으로 공직생활을 문화분야에서만 보낸 정통 문화행정맨. 문화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종무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차관에 올랐다.
저작권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그는 ‘멀티미디어와 현대저작권법’ ‘멀티미디어 시대의 방송, 영상, 저작권’ 등 관련 저서와 미디어콘텐츠산업의 미래를 내다본 ‘황금거위를 잡아라’를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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