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들의 경영 및 마케팅 부족으로 기술개발 성과물이 사장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최영락)이 발표한 ‘공공연구개발 성과의 기술확산 메커니즘 분석과 정책방안 연구’(과제책임자 김선근 대전대 교수)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출연연은 연구성과의 확산을 위한 지원부서를 두고 있으나 유럽의 정부연구소처럼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과 마케팅 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출연연은 기술이전사업센터와 신사업창업보육센터(이상 KIST), 연구성과확산사업단(표준연구원), 창업지원센터(ETRI), 창업지원팀·기술이전팀(이상 KAIST) 등을 두고 있지만 기술상용화에만 치중하고 있고 종합적 마케팅 개념에서의 기능은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부처는 기술 수요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마케팅 활동이 없어 출연연 연구결과물의 산업체 이전 및 상업화 등 연구성과 확산이 부진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연구자는 최신 정보를 알지 못해 이미 개발된 기술이나 시장가치가 없는 기술 등을 과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출연연의 대고객서비스는 주로 보고서 출판 및 배부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있고 능동적인 기술이전 시도는 정부연구사업 중에서 요구되는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이뤄지며 대부분 보유기술이나 연구보고서 목록을 DB화하는 등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종료를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시제품 제작 또는 기업체로의 기술이전 시점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제도 및 규칙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기술관리와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위해 연구소에 마케팅 전담부서를 설치하거나 장기적 시장조사 및 분석을 통한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정부의 기술이전 확산사업에 투입되는 자금은 전체 연구개발비의 1.3%(2000년 기준)인 403억원에 불과하며 이 중 56.6%가 1년 이하의 단기과제로 운영되는 등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며 관련예산 확대 등 정책적인 차원에서 연구성과 확산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기술마케팅 조직이 없어 그동안 출연연의 휴면기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술이전을 위한 출연연 및 대학 컨소시엄이 구성돼 활동에 들어감에 따라 내년에는 연구성과 확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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