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회선을 이용해 음성 및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VoIP관련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전세계를 연결하는 국제전화의 4∼6%가 인터넷 회선을 통해 통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휴대폰과 함께 VoIP관련 기술이 국내외 전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그룹이 펴낸 보고서 ‘공공 서비스에서의 VoIP:사실, 허구와 미신’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
VoIP가 전통적인 공중전화교환망(PSTN)과 견주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대안으로 등장한 것은 1년 6개월 정도 전부터의 일이다. 특히 유산으로서의 기존 통신 인프라가 많지 않은 후진국이나 신흥 개발도상국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국가에 따라서는 일부 정부와 법규가 VoIP의 전면적인 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최근 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폐쇄적이거나 독재가 심한 사회의 정부는 통신을 통제하고 감시하고자 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신에 사용할 경우 이러한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VoIP가 계량이나 과세가 되지 않아(인터넷 접속은 과세가 되지만 음성사용에 대해선 별도의 과세가 되지 않는다) 공공 통신 프로젝트나 보편적인 서비스 자금조달에 사용되는 지방당국의 세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상당한 규정상의 장해가 현지 사업자(공사, 또는 국영기업 형태인 경우가 많음) 우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VoIP는 혁신적인 기술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만큼 VoIP 보급을 가로막는 걸림돌들도 많다.
◇수익성 있는 수입흐름을 잠식할 것이라는 두려움=기존 사업자들은 VoIP가 수익성이 높은 기존의 수입흐름을 잠식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VoIP를 소매 서비스로 제공하기 꺼려했왔다. 이는 새로운 기술이 서비스 원가를 줄여줄 경우 항상 있었던 것과 동일한 논쟁(예: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용 대 패킷)이다. 표면상으로는 법적 문제지만 고객들이 저가에 차별화된 서비스 쪽으로 기울면서 생존력 있는 경쟁위협이 수입에 대해 가해질 경우 논란이 생기게 된다.
◇낮은 품질=기업간에 널리 퍼진 관념 중 하나는 VoIP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며,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이 점을 종종 VoIP의 도입이 지연되는 원인으로 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점은 그럴듯한 이유가 됐지만 기술적으로 잘 구축된 IP 네트워크에서의 VoIP 품질은 PSTN 음성품질과 거의 동등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실제로 통신 인프라가 낙후된 국가나 선진국의 외딴 지역에서 VoIP는 기존 회선 교환식 서비스의 성능을 능가하고 있다. 선진국의 네트워크 요소(예: 백본이나 교환기)의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도 이 점은 사실이다.
◇VoIP 역사와 실제=오늘날의 VoIP는 종종 IP 패킷방식 음성전송의 모든 형태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사설IP 기반 네트워크나 공용 인터넷 및 PC 대 PC, PC 대 전화기, 또는 전화기 대 전화기). 따라서 IP전화, 인터넷 전화 및 VoIP가 서로 혼동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IP전화는 회선 교환식 또는 기타 양식 대신 IP상에서 전화 애플리케이션(예: 전화기능)의 전달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인터넷 전화는 공용 인터넷상에서 음성 트래픽이 전송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인터넷 전화 초기 단계에서 IP전화는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PC에 한해 상호 연결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와 프로토콜, PC 사운드카드를 의미했다. 인터넷 전화 애플리케이션은 그런 다음 PC 대 전화기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화기 대 전화기 통신으로 진화했다.
이 경우 음성 트래픽은 기존의 회선 교환식 또는 시분할다중(TDM)접속 프로토콜에서 공용 인터넷상의 전송을 위해 네트워크 액세스 포인트에서 IP 패킷으로 변환됐으며 품질은 대개 예측하기 힘들었다.
인터넷 전화는 아직 품질문제가 중요시되는 경쟁이 심한 틈새시장에 해당되며 고품질 통화에 비해 가격은 급락하고 있어 이 VoIP 분야의 미래는 밝지만 않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VoIP 전송은 일부 고객 건물의 장비(CPE) 인터페이스에서 IP 음성이용이 가능한 사설망으로 연결된다(예:음성지원 라우터, 통합 액세스 장비). IP를 지원하는 기존 회선 교환식 PBX, IP-PBX,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 전화기 및 게이트웨이가 이들 인터페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VoIP용 표준은 아직 유동적이고 진화단계에 있다. 심지어 MPLS(Multiprotocol Label Switching), RSVP(Resource Reservation Protocol), H.323, SIP 및 기타 ‘표준’들조차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지 않으며 보다 호환성이 뛰어난 표준이 필요하다. 현재 여러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에서 상호운용성은 제한적인 상태다. PSTN의 경우와 같은 수준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기까지는 10여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 권장사항=PSTN에서 IP 네트워크로의 이전은 급속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3∼4년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PSTN의 진화 양상이다. 기업의 VoIP 도입은 조용히 번창하고 있으며 중요한 시장 영역으로서 전체 국제전화 통화량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소매 VoIP는 현재 틈새시장인 동시에 대중시장으로서 가격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시장이다. VoIP는 기존의 PSTN 서비스에 비해 장거리 통화비용이 저렴하지만 반드시 VoIP로 마케팅하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 분야에서 VoIP나 ‘인터넷 전화’라는 용어는 부정적인 의미를 주진 않는다. 실제로 이들 영역은 VoIP 서비스가 기존의 통화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VoIP를 선호하며 낮은 품질을 수용한다.
기업 시장의 경우 품질에 대한 관심과 호소력 있는 혜택의 부족이 대부분의 경우 급속한 VoIP 도입에 장애가 되고 있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인식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AT&T, 인포넷(Infonet) 및 글로벌크로싱(Global Crossing) 같은 대부분의 세계적 통신사업자들이 VoIP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퀀트(Equant)는 심지어 회선교환 방식의 음성 서비스는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이젠 MPLS 기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만 음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많은 세계적 통신사업자들이 ITXC 및 i베이시스(iBasis) 같은 VoIP 도매회사들을 백업용이나 후진국들의 PSTN 통화 보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VoIP의 개발 및 도입을 자극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주력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VoIP 전문업체=먼저 기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엔드유저들은 앞으로 수년 동안 자본 및 경비 절감을 지향하고 핵심 비즈니스, 고객유치 촉진 및 성장, 경쟁업체에 대한 포지셔닝 및 경쟁력 있는 서비스 제공, 탁월한 고객 서비스 제공 및 비즈니스에서의 편리함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운영비용을 줄이고 자본지출을 최소화하며 수입을 늘리기 위해 통신사업자들이 당면한 도전들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VoIP나 단기적인 ROI와 관련된 핵심 관심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통합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솔루션은 포괄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존 운용 지원 시스템, 주문, 모니터링, 유지 및 관리 시스템 등과 쉽게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존 통신사업자=기존 통신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자본지출에 따른 영향력 때문에 VoIP와 통합 네트워크의 개발 및 도입을 가속화 또는 감속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이들은 금융자본뿐 아니라 업계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도 투자해야 하며 이는 가까운 미래에 VoIP의 성공을 거두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다.
기존 음성 서비스 공급업체들은 이제 차별화되고 계층화된 가격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특히 국제통화 분야의 경우 VoIP 솔루션으로 자신들의 소매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준비를 해야 한다. VoIP를 바탕으로 한 선불카드나 후불전화카드와 같은 추가 서비스 상품들도 중요한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차세대 VoIP사업자=차세대 VoIP 통신사업자(예:레벨3·제뉴이티·브로드윙·글로벌크로싱·ITXC·i베이시스 등과 같은 도매업체)들은 장거리 전화 시장(주로 국제전화)에서 변화를 이끄는 데 있어 촉매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장거리 전화통화 요율을 크게 낮추는 데 있어 큰 기여를 해왔다. 이들은 이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지점까지 창조적인 엔지니어링을 통해 장기적인 시간에 걸친 품질에 대한 염려를 없애버림으로써 아직 대부분의 경우 시험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통신사업자들에 중요한 파트너로서 받아들여졌고 VoIP 합법성을 부여해왔다.
이들 사업자는 앞으로 주류 통신사업자들이 지나치기 쉬운 틈새시장을 찾아 적극 공략해야 할 것이다. 또 동시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시장에서도 통화품질을 개선하는 등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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