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파수 문제 대책마련 시급

 주파수 관련 국제적 현안들이 우리 정부 및 업계 입장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니 걱정이다. 더욱이 내년 6월에 열리는 ‘세계전파통신회의(WRC) 2003’에서 결정되는 5㎓대역 무선랜(LAN) 주파수 분배, 4세대(G) 이동통신시스템 및 주파수분배 연구착수, 무궁화 위성통신용 주파수 확보 등은 그 향방이 어찌되느냐에 따라 우리 통신산업의 미래가 좌우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각 워킹그룹이나 사전회의(CPM)를 통해 국가간 이견을 정리한 후 표결로 처리하게 되는 주파수 관련 현안들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특히 5㎓대역 무선랜 주파수 분배는 관련산업은 물론 국내 통신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중대사안이다. 처리 결과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거나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향후 진로를 예의 주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 부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무선랜 서비스 주파수로 사용하고 있는 2.4㎓대역이 출력 제한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연구와 지구탐사업무에 사용되는 5㎓대역을 무선랜용으로 재분배하자’는 것이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는 ‘5.47∼5.75㎓ 분배는 2007년으로 연기하고 5.47∼5.65㎓는 다른 용도(무선표정)로 정하자’며 재분배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지지할 것으로 기대됐던 일본과 중국이 수수방관하고 있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과의 공조 또는 지지세력 확보에 성공할 경우 세 싸움에서 밀려 5㎓대역을 무선랜용으로 사용하자는 우리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위성DAB용 주파수도 마찬가지다. 2.6㎓(2.535∼2.655㎓)를 위성DAB용으로 잠정합의했지만 이용가능한 주파수 대역은 상위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95㎒를 WRC 2003에서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관련 안건이 없기 때문에 주파수 확보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일전에 미국과 멕시코 등이 사전 논의 없이 안건채택과 의결을 받아낸 적이 있지만 이번에도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WRC 2003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볼 사안은 2010∼2015년께 구현될 4세대 시스템에 대한 논의다. 국제전기통신연맹(ITU)이 무선인터페이스와 스펙트럼 관련 이슈 등을 4세대 서비스 연구 과제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내년 3월부터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2.3㎓ 휴대인터넷 서비스가 ITU가 구상하는 4세대 서비스와 개념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전략적으로 개발, 4세대 서비스 연구와 연계할 경우 4세대 서비스 표준 선점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기업은 물론 국가경쟁력의 척도로 자리매김한 국제표준 경쟁에서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세력을 키우고 기여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이면서도 공개적인 기술적 기여는 물론 워킹그룹이나 CPM 등 국제적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우리의 주장을 강력히 내세워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