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벤처기업의 세계화

◆김홍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장

 현 정부의 업적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일 것이다. 정부가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및 코스닥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벤처육성에 나선 결과, 경제 전체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고 그 역할과 비전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벤처산업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청년 실업가들이 기업을 창업,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이른바 ‘스타 벤처기업가’들이 속속 등장했고 이를 본 고급두뇌들의 벤처창업이 붐을 이뤘다. 벤처붐이 한창이었던 지난 99년만 하더라도 벤처기업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 성공한 벤처기업의 사례가 속출했다. 하지만 이후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벤처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거품제거니 옥석구분이니 하는 등의 벤처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가지 어려운 경기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그리 높지 않은 까닭은 다른 나라보다 창업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벤처열기를 타고 상당수 젊은이들은 창업해서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을 꿈꾸게 됐으며 앞으로도 이 열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새 정부의 중소·벤처정책 핵심은 자금, 인력 및 기술이다. 현 정부의 벤처정책 추진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정부의 직접 자원공급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야기됐다는 점이다. 즉 자금지원 과정에서 시장기능을 왜곡시켜 지원받지 말아야 할 업체가 지원받는 결과를 초래해 벤처비리의 온상이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의 모델로 꼭 필요한 벤처기업이 제때 자금을 지원받아 경쟁력을 갖추도록 관련 금융지원제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실추된 벤처기업인의 신뢰성을 회복하려면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창업가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체계적인 경제교육을, 대학 및 대학원에서는 체계적인 창업교육을 위한 교과과정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창업 관련 전공교수진 확보가 시급한 문제다.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역량을 제고하려면 개발 인프라 확충, 이공계 인재 육성문제, 연구개발(R&D) 역량확충, 대학교육과 연구소 연구업무의 실용성 제고,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벤처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해왔지만 앞으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협조체제가 보다 효율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우수한 기술이 있어도 인력이나 마케팅, 조직력 등에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업의 조직력과 경험, 우수인력, 벤처기업의 역동성과 혁신성을 합친 협력모델이 기술로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데 좋은 토양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 하나는 벤처기업의 지방화와 세계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벤처기업의 전국화가 필요하다. 지역발전의 원동력은 각 지역의 벤처기업이라는 인식하에 지자체마다 벤처기업육성에 앞장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 벤처정책이 경제, 산업정책인 동시에 지역발전이나 인구분산과 관련되는 사회정책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이 세계로 나가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지만 우수한 외국 기업을 국내에 유치해 국내 벤처기업의 세계화를 돕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진출위주의 세계화와 더불어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할 수 있는 역발상이 어느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벤처기업의 재도약을 위한 새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정책은 현 정부의 창업 지원시책 내실화, 조세지원의 합리적인 조정 및 시장원리에 부합한 벤처캐피털 확충 및 제도개선, 코스닥시장 투명성 강화와 퇴출제도 개선, 기술개발환경의 지속적인 개선 및 벤처 제품의 판로확대를 위한 지원의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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