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WRC2003` 핵심 쟁점은…

 WRC 2003에서 논의할 의제는 무려 40여개에 이르나 이중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5㎓ 무선랜 주파수분배, IMT2000 이후(4세대) 시스템 논의, 무궁화 위성통신용, 위성DAB용 주파수 확보 등이다. 국가간 표결로 결정되는 이들 의제의 결정 여부에 따라 우리 통신사업자는 물론 장비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5㎓대역은 미국·캐나다와의 입장차이로, 2.6㎓ 대역은 안건 채택 여부에 따라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4세대(G)시스템 논의는 향후 통신산업의 주도권과 밀접해 민관 합동의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5㎓ 무선랜 주파수분배=우리나라는 우주연구와 지구탐사업무에 사용되는 5㎓대역을 무선랜용으로 재분배하는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현 무선랜 서비스 주파수인 2.4㎓대역은 출력 제한 등의 문제 때문에 서비스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어 5㎓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캐나다와 공조, 기존 서비스 보호를 위해 일부대역(5.47∼5.75㎓)의 분배를 2007년으로 연기하고 일부대역(5.47∼5.65㎓)을 다른 용도(무선표정)로 정하자는 의사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도 무선랜용 분배에 대한 지지표명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준비반장인 두루넷 정찬형 팀장은 “유럽과의 공조와 동남아시아의 지지세력을 확보해 무선랜 분배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IMT2000 이후(4G) 시스템 논의=2010∼2015년께 구현될 4G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내년부터 싹틀 전망이다. 국제전기통신연맹(ITU)은 무선인터페이스, 스펙트럼 관련이슈 등을 4G 서비스의 연구과제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내년 3월부터 제출받기로 했다. IMT2000의 주파수 분배 논의도 서비스 구현 8년전인 지난 92년부터 시작됐다.

 WRC 2003에서는 4G 정의를 2007년 열리는 차차기 회의의 의제로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ITU-R 실무자그룹 부의장인 위규진 전파연구소 과장은 “4G 서비스의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검토를 시작하는 내년부터 지속적이고 공개적인 기술적 기여가 필요하다”며 “특히 국내에서 준비중인 2.3㎓ 휴대인터넷 서비스는 지금까지 ITU가 구상한 4G 서비스와 개념이 유사해 이를 전략적으로 개발, 4G 서비스 연구와 연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위성DAB 등=위성DAB용으로 잠정 합의한 2.6㎓대역 주파수의 확보도 논의될 전망이다. 현재 2.6㎓(2.535∼2.655㎓) 중 위성DAB용으로 이용이 가능한 주파수 대역은 상위 25㎒뿐이다. 정통부는 KT 등 사업자의 제안이 있으면 나머지 95㎒를 WRC 2003에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관련 안건이 아예 없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미국·멕시코 등은 지난 WRC 2000에서 사전 논의 없이 안건채택 및 의결을 일괄적으로 얻어냈으나 우리도 그렇게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기존 안건 중 이를 포함시킬 수 있는 마땅한 안건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무궁화 2호 위성을 통신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상향주파수(14.5∼14.8㎓) 확보도 WRC의 의제로 올라있다. KT는 이를 확보해 방송용으로 이용하는 무궁화 3호 위성과 별도로 케이블TV중계망 등으로 이용한다는 방침이나 이를 굳이 통신용으로 배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시리아 등이 내놓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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