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위대한 가설의 함정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 jwlee@imation.com

 

 가설은 이제 더 이상 학자나 교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불확실하고 치열한 미래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기업의 전략기획담당이나 마케팅 요원들은 끊임없이 시장과 고객에 대한 가설을 수립한다. 그 가설을 바탕으로 하여 미래에 대한 투자와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물론 검증이란 단계를 거치지만 단지 논리적 검증일 뿐 현실적 검증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 기업경영에서 가설과 시행 사이의 어려움인 것 같다.

 최근 한국 땅에서도 이러한 위대한 가설의 오류가 발생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통위반신고 보상제도는 탁상행정이 낳은 한국판 위대한 가설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소위 ‘카파라치’라는 신종 직업의 등장, 이를 양성하는 전문교육학원 그리고 몫 좋은 위치를 선점한 꾼들이 자리세를 받는 기형적 현상이 이제 종지부를 찍게 될 모양이다.

 소위 벤처인증제도는 벤처기업을 돕기는커녕 정부가 앞장서 도덕적 해이와 투기자본의 놀이판을 만드는 꼴이 됐다. 영세상인의 상가 임차권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된 상가임대차법의 부작용은 현재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임차인에게 아무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단기간에 걸친 임대료 폭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무시한 탁상행정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실패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어쩌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지 모른다. 훌륭한 취지와 개념의 가설이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가설과 동떨어진 채 엉뚱하게 움직여가는 것들이 허다하다. 가설단계에서 모두의 지지를 받다가도 실시단계에서 어쩌면 그렇게 현장 적응력이 결여될까 하고 반문해본다. 그것은 가설만이 갖는 위험성일 터인데, 바로 현장과 현실에서 유리된 채 지나치게 장밋빛 이상을 그리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반문해본다.

 기업과 국가의 최고지도자는 바로 이 가설의 함정을 피하면서 최고의 가설을 세우고 이를 현실화시켜 다음 세대에게 복된 미래를 앞당겨줄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가설들이 5년 뒤에 어떻게 현실화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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