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정보보호 대상]`IT 강국`에선 `해킹`설땅 없다

 

 최근 몇년 사이 국내 IT환경의 급속한 진전은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일약 IT강국으로 부상시켰다. 하지만 IT환경의 진화만큼이나 부작용도 많아 IT강국 이면에는 오명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보안 관련 전문업체인 립테크(Riptech)는 스캐닝 공격에 의한 보안위협 국가 분류에 있어 한국을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각각 2·3위로 분류했을 정도다. 님다나 코드레드 같은 웜바이러스의 감염률이 높고, 정보보호 관리체계가 부실한 초·중·고교의 메일서버가 국제적인 스팸메일 릴레이에 악용돼온 탓이다.

 정보통신부는 이같은 문제들이 일반 국민의 정보보호 인식과 실천이 미흡한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보보호 문화운동’을 제안했다. 정통부의 이같은 정책은 OECD가 올 7월 정보보호지침을 개정, 정보보호 문화확산을 권고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정보통신시스템간 상호의존성이 증가됨으로써 보안위협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이제는 서버 관리자나 전문가만으로는 정보보호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보호 대상(ISA:Infomation Security Award)’은 바로 이 정보보호 문화운동을 위한 1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정통부와 정보보호실천협의회(회장 정태명)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내고 기업들의 정보보호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주관하고 전자신문 등이 후원한 이번 ‘제1회 정보보호 대상’에서 대상은 KT가 차지했다.

 KT는 국내 최대의 통신기업답게 정보보호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와 관리를 실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안책임자(CSO)를 두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중장기 정보보안 전략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보보호를 실천했으며, 침해사고대응팀(KT-CERT)과 사내 정보보안 전문팀(iSET) 등 5개팀 182명으로 구성된 사이버테러 대책본부를 운영한 점들이 돋보였다.

 우수상은 하나로통신과 국민은행·오늘과내일 등에 돌아갔다. 하나로통신은 CSO를 비롯한 정보보호 전담조직을 두고 있으며 보안장비 운영상태도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국민은행의 경우는 주택은행과 합병한 이후 주택은행의 시스템을 주시스템으로 사용하고 국민은행 시스템은 백업용으로 사용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정보보호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확대하는 등 최고경영층의 정보보호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점도 인정됐다.

 오늘과내일은 IT업계의 총체적인 불황 가운데서도 정보보호에 대한 CEO의 남다른 관심과 담당자들의 열의로 대기업 못지않은 정보보호 수준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이 회사는 필요할 경우 직접 시스템에 맞는 정보보호 제품을 개발, 사용할 정도로 기술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LG화재나 LG홈쇼핑·프리즘커뮤니케이션즈·한국전자석유거래소·옥션 등 5개 업체가 장려상을 받았다.

 정통부는 지난달 11월5일부터 24일까지 인터넷관련 사업자와 금융기관·ASP사업자·일반 기업 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공모한 결과 총 52개 기업이 응모했다. 산업계와 학계·연구계 및 정부의 관련 전문가로 자문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서류·현장·원격심사 등 3단계 심사를 거쳐 대상업체를 확정했다. 특히 원격심사는 해킹·바이러스 대응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모의침투·취약점점검·모의바이러스유포 등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정통부는 당초 대상 1개 업체를 비롯해 분야별로 우수상·장려상 등 총 13개 업체를 시상할 계획이었으나 심사결과 시상수준에 못미치는 분야는 시상에서 제외했다.

 이번에 대상인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KT에는 5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지며 우수상 수상업체는 각 300만원의 상금과 상패, 장려상은 각 2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진다. 이들 업체는 또 정보보호 우수 실천기업임을 표시하는 ISA 마크를 받게 되며 각종 IT관련 지원사업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정통부는 이번 제1회 정보보호 대상에 이어 내년에도 정보보호 우수실천 기업을 발굴, 포상할 계획이며 앞으로 대학이나 다른 부문으로도 대상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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