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PC게임시장은 예년에 비해 유달리 어려웠다. 불법복제 만연으로 몇몇 PC게임개발사들은 PC게임개발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기술력과 기획력이 돋보이는 PC게임들이 올해에도 변함없이 출시,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빙의 승부를 최종 결정된 PC부문 2002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종 후보작은 ‘나르실리온’ ‘코코룩’ ‘스위키랜드’ ‘에이스사가’ 등 모두 4편이다. ‘나르실리온’은 ‘페이트’ ‘엘릭서’ 등과 함께 대작 국산 PC게임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국내 개발사의 자존심을 지킨 화제작이다. 3D 전략시뮬레이션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에이스사가’도 개발기간만 3년 정도 걸린 기대작이다. 이번 PC게임부분 게임대상 최종 후보작에 여성의 취향의 ‘코코룩’과‘스위키랜드’가 다른 경쟁 상대를 물리치고 나란히 올라온 것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이다. 여성의 섬세한 감각을 잘 살린 작품으로 평가받는 두 게임은 기대작들과 함께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나르실리온-그리곤엔터테인먼트
팬터지풍의 롤플레잉 게임. 가상의 대륙 ‘스메스’에서 벌어지는 할리카르낫소스와 테미시온 두 국가의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카툰랜더링 기법을 도입, 파스텔톤 빛을 발하는 동화풍의 2D 그래픽이 돋보인다. ‘디아블로2’와 비슷한 액션 롤플레잉 장르를 표방하면서도 다양한 서버 이벤트와 탁월한 광원효과 등은 기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탁월한 화면을 제공한다. 주요 캐릭터는 레이나, 엘 등 모두 4명이 있으며 캐릭터마다 마법이나 능력치가 각기 다르다. 마법은 크게 공격, 방어, 회복, 보조 등 4가지로 나누어지며 마법마다 다시 세분화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레이나와 엘이 왕국의 전쟁에 참가하는 게임 초반은 마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 비슷한 전투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문의 (02)563-4066
△에이스사가:창공의 세레나데 - 마이에트 엔터테인먼트
99년부터 3년 넘게 개발해 완성한 3차원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문명이 발달한 바르웨이와 이상한 생명체를 다스리고 있는 데슬릿이라는 두 나라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독창적인 기술로 개발된 3차원 실시간 랜더링 엔진 덕분에 다양한 각도와 거리에서 3차원(3D)의 맵과 유닛을 생성할 수 있는 등 시점표현이 자유롭다. 이 때문에 여러 종류의 유닛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전략과 빠른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게임만의 장점이다. 최대 4명까지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승패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일반 랭킹시스템뿐만 아니라 승점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는 래더 랭킹시스템도 지원해 게임의 흥미를 더한다. 사용자 스스로 지형을 편집해 전장을 구성할 수 있는 ‘미션 에티터’도 눈길을 끈다. 문의 (02)542-1248
△코코룩 - 나비야엔터테인먼트 개발
시골소녀 ‘코코’가 패션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경영시뮬레이션 게임. 경영시뮬레이션에다 육성·롤플레잉·연애 시뮬레이션까지 섞인 복합장르로 장르의 재미를 적절히 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 위주의 게임이지만 선택적인 RPG 전투시스템을 도입해 남성 유저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시골소녀 ‘코코’가 패션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상경해 일하게 된 곳은 ‘안팔리노’ 의상실. 이름 그대로 문닫을 위기에 처한 의상실을 5년동안이나 꾸려나가야 하는 ‘코코’의 역할이 흥미진진하다. 능력이 수준 미달일 경우 구리머 공장장과 결혼하는 결말부터 코코의 재능과 매력, 애정치가 높을 경우 황태자 오마마와 결혼하는 결말까지 각기 다른 엔딩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귀엽고 코믹한 캐릭터와 정감어린 그래픽이 눈길을 끈다. 문의 (02)574-1352
△스위키랜드 - 메가폴리엔터테인먼트
폭력성을 배제하고 여성의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는 독특한 소재의 게임을 개발해 명성을 쌓고 있는 메가폴리의 최신작. 큐어 시뮬레이션(cure simulation)을 표방하는 이 게임은 주인공 히에나가 비뚤어진 자신의 마음을 순화시키고 원주민들의 병을 하나씩 치료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히에나는 의사로서 기술과 성적은 우수했지만 나쁜 계모 밑에서 자란 만큼 성격은 비뚤어져 있다. ‘치료’라는 시뮬레이션적 요소와 ‘퀘스트에 따른 역할 수행’이라는 RPG 요소가 결합된 게임이다. 말풍선을 통해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 이벤트가 마치 만화를 보듯 친숙하게 여겨진다. 따스한 동화풍의 그래픽과 몸상태에 따라 다양한 몸짓을 선보이는 깜찍한 동물 캐릭터가 여성과 아동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엔딩 장면도 여러가지다. 문의 (051)601-0431
<온라인 게임부문>
플랫폼별 인기로 따지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부문에는 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유명한 게임들이 대거 출시돼 경합을 벌였다. 전략 해전시뮬레이션에서 정통 롤플레잉 게임에 이르기까지 게임 스펙트럼도 예년에 비해 매우 다양해졌다.
‘2002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 후보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리스톤테일’ ‘위드’ ‘네이비필드’ ‘아스가르드’ 등 4편이 최종 이름을 올렸다. ‘프리스톤테일’은 3D 온라인게임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누적회원 200만명, 동시접속자 4만명을 기록하며 올 하반기 돌풍을 일으켜왔다. 절대신이 만들어낸 창조물들간의 대립과 갈등을 통해 서사시적 요소를 게임에 접목시킨 ‘아스가르드’도 최근 동시접속자 4만명을 돌파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위드’도 오픈베타서비스 5개월여만에 동시접속자 1만명을 돌파, 주가를 올리고 있으며 2차 세계대전의 바다라는 독특한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네이비필드’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프리스톤테일 -트라이글로우 픽처스
프리스톤테일(Priston Tale)은 프리스톤 대륙에서 펼쳐지는 전사들의 모험을 주제로한 풀 3D 온라인 게임. 마법과 정신력이 강한 모라이온 종족, 힘과 기술력에서 우세를 보이는 템스크론족이 등장, 사악한 세력과 맞서 싸운다. 뒤늦게 3D 온라인 게임 진영에 뛰어들었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시원스러운 광원효과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업그레이드로 유료화하는데도 성공했다. 최초의 4개의 직업 설정을 갖는 각 종족의 캐릭터들은 3번에 걸쳐 전업이 가능하며, 전업을 통해 캐릭터 특징에 맞는 새로운 스킬·마법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아이템 숙성 시스템은 아이템을 여러개 합성하면 더욱 강력한 아이템을 구현할 수 있어 게임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문의 (02)599-1458
△아스가르드 - 넥슨
선과 악의 대립, 신과 인간 갈등을 다룬 장대한 스케일의 MMO 롤플레잉 게임. 인간과 마계 생물의 대립, 착한 신과 악한 신들의 대립, 인간의 대립 등 아스가르드에 등장하는 다양한 대립요소들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핵심축이다.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서 게임 스토리와 구성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 기본레벨, 선악레벨, 명성레벨, 신앙레벨 등 4개의 레벨이 존재해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 게임에 나오는 방대한 대륙은 지형, 기후, 직업 등에 따라 독특한 지방색을 내도록 섬세하게 꾸며졌다. 여러 도시를 방랑하는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소식과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한 도시에서 정착생활을 하는 유저들은 시민권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된 점도 특기할 만하다.
△네이비필드 - 에스디엔터넷
2차 세계대전 중 해전을 소재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샤냥을 통해 레벨을 올리는 기존 온라인게임 공식에서 과감히 탈피, 밀리터리 게임 마니아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서 2차 세계대전시 선보였던 함선들이 나타나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포격전을 펼친다. 특히 이 게임은 턴방식의 다른 포격게임과 달리 최대 64대64, 총 128대 함선의 동시전투가 가능해 업계의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게이머는 무기부터 엔진, 장갑, 승무원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함대를 구축해 포격전을 벌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함선과 무기를 업그레이드 해나가게 된다. 탄의 종류과 기능, 공격 각도 등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면 엄청난 두뇌회전을 요하는 복잡한 게임이기도 하다.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새로 추가된 4개 국적은 나라별로 특화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재미를 더한다. 문의 (02)3482-9250
△위드 - 조이임팩트
인간과 마물과의 전쟁으로 황폐된 ‘아르미아’ 마을을 배경으로 한 중세 팬터지풍의 롤플레잉 게임. ‘투랜스나이트’ ‘포에마’ ‘마수사’ ‘헌터’ 등의 4가지 캐릭터가 등장하며 캐릭터들은 저마다 다른 스킬과 외모로 성장한다. 이 게임에서는 무엇보다 섬세하고 사실적인 3D 그래픽은 단연 돋보인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와 풀, 사실적인 지형과 건물, 근육이 살아있는 8등신 캐릭터 등이 게임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화려한 광원효과도 시각효과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광대한 지역 곳곳을 옮겨 다닐 때 로딩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연속적으로 이웃지역으로 옮겨다닐 수 있어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다. 단순한 레벨업 시스템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퀘스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유저간 협동플레이를 강조한 커뮤티니 시스템도 발달돼 있다. 문의 (02)3424-7416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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