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 후발인 롯데카드가 전업 카드사 가운데는 처음으로 신용카드 ‘매입(Acquiring)’ 사업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입이란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다른 발급기관의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대신 처리하여 가맹점 계좌에 입금시킨 뒤, 해당 발급사와 정산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 업무다. 통상 해외에서는 한개의 가맹점이 하나의 은행과 매입계약을 맺고 모든 카드를 받는 소위 ‘오프어스(off us)’ 구조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모든 발급사가 일일이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므로 별도의 매입절차가 필요없다.
롯데카드는 최근 경영컨설팅회사인 에이티커니로부터 신용카드 매입업무를 유력한 사업모델로 권고받고, 효율적인 추진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는 매입업무가 신용카드사 주된 사업 가운데 하나로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비즈니스모델이다.
대다수 가맹점들이 모든 발급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특정 카드의 매출전표가 발생하면 해당 카드사에 매입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 조회(VAN) 전문업체들은 가맹점에 접수된 카드조회 데이터를 해당 카드사로 넘기는 역할을 한다.
롯데카드는 그룹내 백화점·호텔·외식·편의점 등 생활·유통 사업기반을 토대로 매입업무를 독자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처럼 그룹 소속 가맹점에서 모든 카드를 받더라도 롯데카드가 우선 매입을 한 뒤 다른 발급사와 정산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카드사들로부터는 매입에 따른 수수료를 챙겨, 추가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도 독자적인 신용카드 VAN 사업에 나서기로 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서비스 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 운영중인 다른 VAN 서비스는 중단할 계획이다.
롯데가 이처럼 매입업무에 눈돌리고 있는 것은 미국의 유통업체 ‘타깃’의 사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내 2위 유통업체인 타깃은 최근 수년간 급성장을 바탕으로 신용카드업에 진출, 불과 1년만에 700만 고객을 확보했고 매입·VAN 등 모든 업무를 자체 처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나 가맹점 입장에서는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후발 롯데카드로서는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유망한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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