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계, 시장 회복 전망속에 감원 잇따라

 내년도 반도체장비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세계 유수의 장비업체들은 추가 감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가트너테이터퀘스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전세계 반도체장비시장 규모는 올해 160억달러에 비해 16% 가량 늘어난 18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반도체 전공정부문 세계 1위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 노광장비부문 세계 2위인 네덜란드 ASML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기업체질 개선을 위한 슬림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

 이는 최근 2년 동안의 누적적자가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내년에 반도체장비시장이 회복되더라도 불황기 장비업체간 가격인하경쟁 여파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7분기만에 1억4720만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 전체 직원의 11%인 1750명의 감원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한국지사를 비롯한 세계지사와 본사의 인력을 명예퇴직 형식으로 감원중이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 감원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노광장비 전문업체 ASML은 내년도 흑자를 위해서는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내년 7월까지 전체 인력의 22%를 단계적으로 감원하기로 했다. 또 적자를 기록중인 미국법인은 매각 또는 폐쇄해 현 약 6650명인 고용인력을 5200명 수준으로 대폭 낮출 예정이다. 따라서 한국지사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반도체장비업종의 시장회복이 예상되지만 신장폭이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다 소자업체들이 300㎜ 신규투자와 차세대 노광장비인 불화아르곤(ArF)장비 도입에 여전히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2000년을 기준으로 장비업체들이 회사규모를 급격히 키웠기 때문에 더딘 시장회복상황에서 체질을 개선할 목적으로 기타 장비업체들도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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