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재무구조 선진화 나선다

내년부터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으로 매출산정시 거품이 빠지는 등 가전업체를 비롯한 제조기업 재무구조의 선진화가 실현될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회계기준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기업에서 채택, 시행중이며 국제회계기준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재무제표의 선진화를 이뤄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만도공조 등은 한국회계연구원이 지난 2001년 발표, 2003년 1월1일부터 시행키로 한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현재 준비작업을 대부분 마쳤다.

 새 회계기준은 기업의 수익인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과거에 있었던 매출의 거품을 제거하고 각종 금융비용의 자산화를 막는 등 재무구조를 현실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제조업체들이 이를 적용할 경우 과거에 비해 적게는 5%, 많게는 20%까지 재무제표상 매출이 감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내년 새 회계기준 적용을 위한 작업을 지난 10월 마무리했다. 삼성은 우선 이제까지 적용했던 ‘유상사급’을 매출로 산정했던 것을 없애기로 했다. 유상사급은 제조업체가 물품 제조시 원자재를 구입해 하청업체에 공급할 때 이를 매출로 산정하고 하청업체의 임가공 작업을 통해 완제품을 다시 공급받는 형태를 말한다. 제조업체가 원자재를 하청업체에 공급할 때는 완제품 구입을 이미 약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매출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삼성은 또 제품생산을 위한 설비자산의 경우 국내법인은 감가상각 기간을 1년으로, 해외법인은 2∼3년으로 처리했던 것을 해외법인도 1년으로 단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자산이 줄어들지만 국내외 법인 연결재무제표상으로는 리스크가 줄어들어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6월부터 TF팀을 구성해 준비작업을 마치고 내년 1월 회계부터는 새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LG전자는 역시 유상사급 부분을 매출에서 제외하는 한편 △유형자산 구입시 발생한 금융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던 것으로 비용처리함으로써 금융비용 자산화를 지양하고 △연구개발에 소요된 비용을 ‘지적재산권’으로 자산처리하던 것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개발비 비용처리 불가 등의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매출 및 수익인식을 1년 단위로 하던 것을 분기별로 완성해 퇴직급여 충당금 등을 분기 단위로 산정, 발표키로 했다.

 만도공조(대표 황한규)는 내년 IPO를 앞두고 올해 매출실적을 새 회계기준에 미리 적용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기존 회계기준을 따를 경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지만 상장 후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매출이 줄어들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만도측은 세무신고 마감인 내년 1월말까지 이 부분에 대한 결정을 마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박종환 상무는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단기적으로는 외형이 줄어들지만 국제회계기준이나 미국회계기준(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등 선진 회계기법을 따르는 것이어서 기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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