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시장의 위축으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종유통사들이 이번에는 핵심 영업인력들의 퇴사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유력 게임유통업체들의 경우 현재 핵심 게임타이틀 유통을 진두지휘하던 본부장급 이상의 영업인력이 잇따라 퇴사해 인력을 정비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국내 유통사의 핵심 멤버들의 잇단 퇴사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모두 개인적인 사정이 있겠지만 이들의 퇴사는 어려운 상황이 거듭되고 있는 국내 PC게임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을 리 없다”며 “PC게임 유통으로 커 온 토종유통사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불법복제로 PC게임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데다 대작 타이틀을 내세우는 EA 등 외국계 유통사들과 SCEK를 비롯한 비디오게임업체들이 게임패키지시장을 서서히 장악하면서 유통할 타이틀이 없다는 게 게임유통 관계자들의 오래된 하소연이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온라인게임 열풍으로 국내에서 내로라는 유명 개발사들이 PC게임 개발은 아예 포기하고 온라인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형편이어서 마음먹고 유통할 국산 PC게임이 더더욱 없다.
결국 국내 PC개발사의 위기가 토종유통사의 위기로 이어졌고 토종유통사의 위기는 또다시 국내 PC개발사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내 게임개발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온라인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토종유통사들도 온라인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사업에 더욱 열중하는 분위기인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개발 환경은 온라인게임만 비대해지는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 PC게임시장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하고, PC게임 개발기술이 탄탄한 온라인게임 개발의 기반기술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PC게임시장이 이대로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는 게임산업계 종사자들의 심정은 참담하기만 하다. 이제라도 정부와 관련기관들은 단순히 불법복제 단속 차원에서 벗어나 PC게임산업을 진작시킬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토종개발사와 유통사가 사라진 게임대국이 얼마나 자랑스러울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문화산업부·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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