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I, 보급형 그래픽카드 시장 강공

 엔비디아와 함께 그래픽칩세트 분야의 양대업체인 ATI테크놀로지스사가 최근 중고급형 라데온8500LE의 제품 명칭을 라데온9100으로 변경하고 가격을 보급형 수준으로 크게 인하, 점유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ATI가 구형칩세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칩세트의 명칭과 가격을 변동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변화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ATI테크놀로지스사는 라데온9000 시리즈 발표 이전까지 중고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의 간판제품인 라데온8500LE 칩세트의 명칭을 라데온9100으로 변경하고 이를 생산업체들에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라데온8500LE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나타내는 코어클록이 275㎒, 메모리클록이 275㎒로 현재 ATI 시장의 보급형 주력제품인 ‘라데온9000’ ‘라데온9000프로’에 비해 10% 이상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ATI측은 명칭을 변경한 라데온9100 칩세트를 라데온9000과 비슷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사인 엔비디아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10만원 초반대의 보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의 판도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TI는 지난 7월 RV250 칩세트를 탑재한 ‘ATI 라데온9000’ 그래픽카드 출시를 시작으로 라데온9700, 라데온9500 등의 9000 시리즈 제품을 잇따라 선보고 있다. 하지만 곧 단종될 것으로 알려진 8500 시리즈가 명칭변경과 함께 가격이 크게 인하돼 ATI의 제품라인업에도 큰 변동이 나타나고 있으며 9100 시리즈의 수명도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 ATI 칩세트를 공급하는 RTC인터내셔널의 관계자는 “보급형 제품인 ‘라데온9000’ 발표 이후 기존 중고급형 제품인 라데온8500의 성능이 더 뛰어남에도 제품번호가 낮아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름을 9100으로 변경키로 했다”며 “라데온9100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보급형 칩세트인 지포스4 MX440을 겨냥한 킬러 제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9000 시리즈 발표 이후 기존 8500LE 제품의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ATI 8500LE 칩세트의 재고가 줄지 않아 명칭변경과 함께 가격인하를 실시했다는 분석이다. 또 9100 칩세트의 가격이 라데온9000 수준까지 인하됐으나 라데온9000과 라데온9000 칩세트의 가격은 변동이 없어 ATI 제품라인업에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ATI 그래픽카드 생산업체의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라데온9100 칩세트가 공급되는 것은 그래픽카드업체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나 현재 주력상품인 라데온9000, 라데온9000프로의 판매감소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라데온9100의 메모리 스펙 등을 높여 10만원 중후반대 제품으로 출시하는 등 기존 제품군과 차별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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