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증시` IT 업종별 기상도·유망종목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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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 해’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2003년 증시를 놓고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수읽기도 분주하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업종별 판세와 이슈를 제대로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년도 정보기술(IT)부문의 대표 업종별 전망과 유망종목을 점검한다. 편집자

 ◇반도체, D램의 수요공급이 최대 관건=내년 국내 반도체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D램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3분기부터는 반도체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세계 D램 수요가 점점 늘어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기 시작하는 시점은 내년 2분기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반도체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업황이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이전인 1분기에 관련주의 매수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내년 반도체시장에서 D램의 수요·공급 현황이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TFT LCD를 포함한 PC시장 회복 여부도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내년 투자 유망 반도체 관련주는 단연 삼성전자가 꼽히며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에 영향받을 중소형 장비·재료주도 증권사들의 추천종목 명단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종목들로는 신성이엔지, 테크노세미켐, KEC, 피케이엘 등이 있다.

 ◇통신서비스·장비, 정부규제 리스크 부활하나=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SK텔레콤, KT 등 선발사업자와 후발사업자간 우열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말이나 연초에 SK텔레콤과 KT간 주식 맞교환 및 자사주 소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양사의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다. 주주 친화적 정책과 함께 SK텔레콤과 KT의 잉여 현금흐름이 다른 사업자들보다 양호해 상대적으로 상승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불확실한 요인도 존재한다. 특히 신정부 출범 후 정부 통신정책이 어떻게 윤곽을 잡아가냐에 따라 ‘정부규제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유무선망 개방,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도입 등의 이슈도 통신사업자들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후발 통신주들에 대해서는 개별 모멘텀 위주의 단기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내년 통신장비 분야의 양대 화두는 이동전화단말기와 VDSL 장비로 압축된다. 이동전화단말기 부문에선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며 선전할 것이고 팬택 등 업체들도 중국 시장 실적을 바탕으로 약진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ADSL 이후 최대의 수요처인 VDSL 수요도 관련 장비업체인 다산네트웍스, 기산텔레콤, 텔슨정보통신 등의 업체에 희망의 빛을 주고 있다.

 ◇가전 및 부품, 디지털방송 수혜주 관심=가전산업은 올해 월드컵 특수, 특소세 인하, 디지털방송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올해 가전제품 수출액은 작년대비 13.8% 증가한 110억달러로 예상되고 내수는 작년대비 15.4% 증가한 9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다. 내년에도 이러한 가전산업의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및 유럽 등에서 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디지털방송이 확대되면서 수출과 내수 양쪽에서 큰 폭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디지털TV 보급이 부진했던 미국의 경우 최근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디지털튜너 장착을 의무화함으로써 디지털TV 보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은 수출과 내수에서 10%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가전산업이 성장하면서 PCB, 콘덴서 등 범용 수동부품산업도 동반호조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공급과잉 상태인 고다층 PCB, 통신용 MLCC 등 통신용 부품산업의 경우 내년에도 전방산업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대만, 중국 등과의 가격경쟁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SI, 경기에 후행한다=올 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내년 이후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소프트웨어·SI업종은 특성상 일반 경기회복에 후행할 수밖에 없다. 또 대기업과 공공부문 투자확대 등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여전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경기회복을 전제로 하반기부터 주가회복과 실적호전을 기대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꾸준히 지적돼 온 업체 난립과 이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는 여전히 문제다. SW부문에서는 그나마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지리정보솔루션 업체인 한통데이타와 전자화폐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케이비테크놀로지 정도만이 주요 증권사 추천대상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출확대가 계속되고 있는 아이티플러스도 최근 증권가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SI업종에서는 신세계I&C와 포스데이타·동양시스템즈 등이 내년에도 주목할 종목으로 꼽혔다. 이들은 대규모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 매출이 가능하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부진한 영업환경 개선을 위한 기업간 M&A와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새해의 주된 관심사다.

 ◇인터넷, 날개를 달았다=실적호전 추세와 주가 강세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오랜 기간 ‘버블’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올해부터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 내년에는 수익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이미 상장 및 등록된 기업들은 해당분야에서 초기투자를 마치고 투자회수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업종 특성상 시장진입 초기에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급부상할 가능성도 낮다. 정부의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와 인터넷 보급률 확대 등도 인터넷 종목에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다. 또 내수에 의존하고 있어 경기둔화가 지속되더라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새해 이슈로는 이동통신망의 개방과 새롭게 성장할 무선인터넷 시장이다. 삼성증권은 광범위한 회원 기반과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인터넷 선두권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포털과 게임에서 선두권을 확보한 NHN과 신뢰도 높은 회원을 확보한 다음커뮤니케이션, 네오위즈 등이 관심종목으로 선정됐다.

 ◇엔터테인먼트, 수익성 개선 전망=올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공급과잉, 정부규제, 월드컵 등의 여파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내년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률은 올해(12∼18%)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주 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여가시간은 늘어나겠지만 소득증가율 둔화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진입업체의 감소, 업체들의 신중한 투자 등으로 경쟁이 완화돼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에 대한 투자는 수익성 개선 여부를 확인하면서 우량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내년 게임업종의 최대 관심사는 게임업체들의 해외진출 성과와 무선인터넷 활성화가 무선인터넷 게임 수요를 어느 정도 증가시킬 수 있을까다. 영화업종은 한국영화 관람객수 증가 여부에, 음반업종은 구조조정 및 수익모델 창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쇼핑시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완만한 주가상승이 예상되고,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수급상으로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증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