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제품 형태의 베어본PC 제품이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그동안 틈새시장에 머물러온 베어본PC 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어본PC는 그래픽이나 사운드, 랜카드 등 주요 기능을 내장한 통합 주기판과 파워시스템, 케이스 등 필수부품만 담은 반제품 형태의 PC. 그동안 엠에스디·슈마일렉트론·에스티컴퓨터·한국크리에이티브기술 등 일부 주기판업체들만이 신규 매출원 확보차원에서 소량의 제품을 공급하는 등 틈새시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삼성전자 등의 주요 PC업체들이 슬림형 데스크톱PC 마케팅에 본격 나서면서 공간활용성을 높인 베어본PC 시장도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만 아이윌사의 제품을 국내 공급하는 렉스테크놀러지를 비롯해 리바정보통신·마이크로로직 등의 PC 주변기기업체들이 최근 베어본PC 신제품을 선보이며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상반기까지 4∼5곳에 불과하던 베어본PC 공급사도 최근 20여곳으로 늘어나면서 용산·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에서도 베어본PC를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베어본PC가 대기업들이 선보이는 슬림PC에 비해 크기가 3분의 1 정도 작을 뿐만 아니라 CPU·메모리·하드디스크 등은 용도에 따라 사용자가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집중 부각시켜 수요층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리바정보통신은 무선 리모컨으로 PC의 전원 및 인터넷 검색, e메일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베어본PC를 출시하는가 하면 렉스테크놀러지는 알루미늄 케이스를 채택한 고급형 베어본PC를 내놓고 있어 베어본PC의 기능과 디자인 등도 한층 발전하고 있다.
특히 초기 출시된 베어본PC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참여업체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가격도 10만원 가량 인하돼 시장확대의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제품 형태의 베어본PC가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베어본PC의 활용성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나가는 업체들의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초부터 ‘X-PC’라는 베어본PC를 선보이고 있는 엠에스디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작고 아담한 디자인을 보고 베어본PC에 호감을 갖게 되나 시스템 활용방법과 성능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을 던지고 있어 판매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인터넷쇼핑몰이나 일선 유통업체들과 함께 베어본PC를 홈시어터PC로 완성해 판매하는 등 베어본PC의 활용성을 알리기 위한 다각적 판매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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